[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약해졌다. 과거를 떠올리면 어색한 표현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축구는 달라지지 않았다. 장소가 바뀌고 상대가 달라져도 한국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마치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6일 오전(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은 ‘단두대 매치’다. 테헤란에서 이란을 상대하는 시리아와도 연결돼 있다. 셋 다 웃을 수는 없었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단 1장이다.
그라운드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의 투쟁심도 최고조였다. 상대를 짓밟아야 고지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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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대를 두 차례 때렸으나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원정경기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그런데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역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 한국은 너무 조급했다. 패스 미스가 너무 많았다. 특히, 한국 진영에서 차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연스레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연결됐다.
공격 전개도 매끄럽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근호(강원 FC)를 활용한 측면 돌파를 꾀했지만 제대로 전달되는 패스가 없었다. 공을 받더라도 소유시간은 극히 짧았다. 이란전과 다르지 않았다. 이렇다 할 슈팅을 찾기 어려웠다.
시리아가 전반 13분 만에 이란의 무실점 행진을 깨트리면서 절대적으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더욱 초조해진 태극전사다. 주먹구구였다. 제 아무리 결과가 중요한 경기라지만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손흥민의 전반 47분 슈팅 이외에는 뾰족한 수도 보이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은 성난 파도 같이 밀어붙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졌다. 공격의 날도 더뎠다. 빈틈도 많아졌다. 상당히 흔들렸다.
가장 불리한 상황에 놓인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들어 공격에 비중을 두면서 한국의 경기력은 좀 더 나아진 부분이 있다. 짧은 패스 플레이로 공격 지역까지 올라가는 횟수가 증가했다. 전반과 180도 다른 양상이었다. 그러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치른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하지 못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무승도 깨지 못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덮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아시아의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무대인 타슈켄트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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