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최근 오승환을 그야말로 '끝판왕'으로 기용하고 있다.
오승환은 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팀이 9회까지 3-1로 앞서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불펜 문을 열고 나온 것은 좌완 타일러 라이언스였다.
주로 롱 릴리버로 기용되던 라이언스는 후반기 들어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후반기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7(19 1/3이닝 1자책)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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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은 팀이 매치업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오승환은 평소 워밍업 할 때보다 빠른 속도로 투구를 했다. 라이언스가 추가 진루나 실점을 허용하면 바로 투입될 기세였다. 오승환은 경기 후 만난 자리에서 "언제 투입될지는 모르고 몸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장면은 뭔가 낯설지 않다.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가 그랬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스가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1사 2루에 몰리자 그때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버스터 포지를 상대했지만 낮게 들어간 슬라이더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바로 좌완 라이언 쉐리프로 교체됐다.
그보다 앞선 1일에는 같은 팀과의 경기에서는 2사 2루에서 등판, 우타자 켈비 톰린슨을 아웃 처리했다. 이 경기에서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9회에만 존 브레비아, 잭 듀크, 오승환까지 세 명의 투수를 투입해 3점차 리드를 지켰다.
조금 더 시계를 돌려보면 8월 19일 피츠버그 원정이 있다. 맷 보우먼, 잭 듀크가 이닝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9회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아웃 2개를 잡으며 가까스로 경기를 끝냈다.
이는 최근 팀이 불펜의 보직을 없애고 상대 타자와의 매치업에 따른 기용을 하면서 생긴 변화다. 특히 이번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약한 오승환은 우타자를 중점적으로 상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깨끗한 이닝을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7월까지 치른 45경기에서 9명의 승계 주자를 받아 이중 33%만 홈으로 들여보냈던 그는 8월 이후 13경기에서만 7명의 승계 주자를 받았고, 이중 57%를 홈으로 들여보냈다. 참고로 7월에는 승계 주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승환은 계속해서 부담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다"고 답했다. 이전과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부담감과 마주한 오승환이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 볼 일이다.
한편,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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