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어느 정도 윤곽은 그려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한 팀을 예상하기란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졌다. 사실상 한 장 남은 가을야구 티켓.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가 후보다. 11일 현재 5위는 SK, 6위는 LG, 그리고 7위가 넥센이다. SK와 LG는 0.5경기차, SK와 넥센은 1.5경기차다. 최대 1.5경기차 경쟁팀들의 본격적인 고지전이 시작됐다.
▲뜨거워진 5위 쟁탈전
1위 KIA와 4위 롯데까지는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유력하다. 아직 세부적으로 순위경쟁은 변수가 많고 더 치열해질 전망. 다만 그래도 이들 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까지는 변수가 미치지 않을 듯하다.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는 나머지 한 자리, 5위 경쟁이다. 사실상 전반기부터 SK와 LG, 넥센의 4-5위 경쟁구도가 형성됐는데 롯데가 올라서며 목표순위가 내려갔지만 막판까지 경쟁 흐름은 유지됐다. 최대 1.5경기차 안으로 촘촘히 늘어져있는 세 팀에게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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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까지 SK와 LG 그리고 넥센이 최대 1.5경기차 격차로 5위권을 형성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SK의 강점은 역시나 압도적인 화력이다. 프로야구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214개) 기록을 새로 쓰는 등 장타력에 있어서 발군의 능력을 펼쳤다. 8월 한 달 잠잠했던 주포 최정이 9월 들어 5개의 홈런을 날리며 감을 다시 조율 중이며 그 밖에 부진했던 외인타자 제이믹 로맥도 짜릿한 끝내기 홈런포 포함 연일 장타를 날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다소 약세인 정교함이 가려질 정도의 위력적 화력. 확실한 원투펀치의 존재도 SK에게 미소짓는다. 메릴 켈리와 스캇 다이아몬드 두 외인 1,2선발은 안정적 제구를 바탕으로 계산이 되는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정상 잔여경기가 많지 않은 SK는 마운드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안정감이 부족한 불펜이지만 일정 상 경기마다 총공세가 이뤄질 수 있기에 한결 여유롭다. 지난해 다소 아쉽게 됐지만 그간 몇 년 팀을 채운 가을 DNA도 무시하기 어렵다. 박정권, 최정 등 이를 잘 알고 있는 자원들이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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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는 장타력과 홈런포 그리고 켈리를 앞세워 5강 선점에 나선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최근 들어 집중력이 발휘되고 있는 타선의 모습도 고무적이다. 지난 2, 3일 NC와의 원정 2연전 때까지 만해도 23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극도의 침체에 빠졌지만 지난 한 주 후반 집중력을 바탕으로 기적의 역전승은 물론 두 자릿수 안타에 득점까지 성공하는 등 달라진 페이스를 보여줬다.
넥센의 강점도 타격이다. 지난 한 주 팀 타율은 최악이었지만 긍정적 포인트는 여전히 많다.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158개)을 경신한 이정후로 시작되는 넥센의 타선은 고척돔 천장을 두 번이나 때린 괴력의 외인타자 마이클 초이스까지 감을 찾으며 아쉬움은 지워지고 기대감은 늘었다. 넥센은 팀 안타, 팀 타점, 팀 득점 등 대부분 팀 타격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윤석민(kt)등 몇몇 자원이 팀을 떠났어도 재능 있는 자원이 어느새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대체외인으로 합류했지만 벌써 9승(11일 현재)을 따내며 선발진에 안착한 제이크 브리검의 존재는 넥센 선발마운드에 변수를 줄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난 4년간 가을야구에 빠짐없이 진출하며 얻어낸 풍부한 경험이 팀 전체게 녹아있다. SK가 왕조를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몇 년 전일이고 LG 역시 2년 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기억이 있다. 반면 넥센은 2013년 이후 꾸준히 가을야구 문턱을 넘었다. 팀 전체에 숨겨진 가을 힘이 가득하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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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막강한 마운드와 집중력이 살아난 타선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선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SK는 강점 중 하나인 여유 있는 일정은 때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11일 현재 11경기가 남았는데 자연스럽게 잔여일정도 띄엄띄엄 있다. 투수운용과는 별개로 타자들의 집중력 유지 등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뒷문불안도 SK의 발목을 잡는 꾸준한 약점. 팀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달하는데 불펜만 따로 떼어 놓음 더 올라간다. 펑펑 터지는 홈런이 무색하게 팀 타율도 단연 최하위. 세밀한 야구에서 확실히 가장 약세인 SK다.
LG는 고무적인 타선의 집중력을 이어가는 게 과제로 꼽힌다. 사이클이 있는 타격이라지만 현재는 최대승부처. 외인타자도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타격으로 마운드를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단시간에 홈런과 장타율을 늘리는 게 쉽지 않기에 소총부대의 집중력이 시즌 내내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LG 역시 일정상 유리하지만 반면 불리할 수 있는데 잔여경기가 무려 18경기가 남았다. 타이트한 경기와 짧지 않은 이동거리는 부담이 되기 충분하다.
넥센의 최대고민은 단연 마운드 불안이다. 한현희가 뒷문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불펜의 난조경기가 급격히 많아졌다. 김세현(KIA)까지 트레이드하는 등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이보근은 3경기 3이닝 10피안타 10실점, 한현희는 4경기 4이닝 6피안타 6실점, 김상수는 2경기 2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이 생각보다 심하다. 당초 팀 기대와는 다르게 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더한 문제는 마운드 공백이다. 조상우가 사실상 시즌아웃이 유력해진데다가 선발투수 최원태도 팔꿈치 통증으로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5선발 후보인 하영민도 건강이상으로 역시 1군에서 제외된 상태. 넥센은 잔여경기가 11경기로 그다지 많지 않지만 문제는 최근 페이스가 워낙 떨어져있어 탄력을 받기가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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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도 이정후와 초이스의 상승세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 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잔여경기가 적은 SK와 넥센, 반대로 일정이 많은 LG는 이동거리와 휴식 등 종합적으로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격차를 크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서로간 맞대결도 없는 상태. 결국 남은 정규시즌 한 주와, 잔여경기에서 차곡차곡 승수를 쌓을 수 있느냐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화-삼성-kt 등 막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결과도 신경 쓰이는 요소.
매주가 다르지 않지만 이번 주는 이들 팀에게 순위경쟁에 있어 결정적 한 주로 꼽힌다. 그만큼 희비가 갈릴 요소가 많다. SK는 상위권 팀들과 연달아 만난다. 주중 12,13일에 선두 KIA를 상대하며 이어 2위(11일 기준) 두산과 맞붙는다. 주말에는 후반기의 강자 롯데와의 일전. 잔여경기가 적어 고민인데 막판 일정이 쉽지 않다. 그나마 지방 원정(부산)이 한 번 뿐이라 이동거리가 부담스럽지 않은 게 다행스러운 요소.
LG는 잠실-수원-잠실로 이어지는 체력적으로 편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12,13일 열릴 롯데와의 2연전이 가장 큰 고비로 꼽힌다. 결과에 따라 4위 롯데에게까지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내상이 적지 않을 터. 이후 kt와 한화를 연달아 만난다. 고춧가루 부대로 탈바꿈한 이들과의 승부는 중요한데 특히 상대전적 열세(6승7패)인 한화전이 신경 쓰인다.
넥센은 LG보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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