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이승엽(41·삼성)은 며칠 후 ‘파란색 유니폼’을 벗는다. 야구선수로서 야구팬과 작별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면역력이 생겼다는 그는 덤덤하게 그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은 21일 대구 LG전까지 총 138경기를 가졌다. 앞으로 6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22일 경기까지 마치면, 이제 남은 홈경기는 둘이다. 10월 3일 대구 넥센전으로 이승엽의 은퇴경기다.
이승엽은 오래 전부터 은퇴 시점을 못 박았다. 주위의 만류에도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8월 11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8번의 은퇴투어를 진행했다. 마지막 시즌 개막 이후에도 “실감나지 않는다”던 이승엽은 이제 잘 보이는 ‘끝’을 바라보고 있다.
↑ 이승엽(왼쪽)은 잔여 6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어한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승엽은 “1달 전부터 은퇴를 실감하고 있다. ‘얼마 안 남았구나’라고 여겼는데, 홈 2경기만 남았다. 수많은 언론 보도로 면역력이 생긴 것 같은데 막상 은퇴경기 당일에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 평소와는 다른 날이지 않은가. 뛰고 싶어도 더 뛸 수 없는 만큼, 야구장에서 좀 더 오랫동안 머물러 있고 싶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낯설다. 당장 정규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낯선 생활이라 심적으로 많이 힘들 것 같다. 걱정이 많다. 그래도 기분은 홀가분하다”라고 전했다.
삼성은 21일 LG를 8-4로 꺾었다. 시즌 53번째 승리. 잔여 6경기를 다 이겨도 60승이 안 된다. 삼성이 50승대로 시즌을 마친 것은 1996년(54승 5무 67패) 이후 21년 만이다. 당시에는 팀당 총 126경기였다.
그렇지만 동료들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한 이승엽의 표정은 상당히 밝았다. 이승엽은 “기분이 매우 좋다. 우리는 프로다. 승리하기 위해 경기를 하는 것이다. 매번 승리할 때마다 기쁜 것은 당연하다”라며 “(8위 한화와 5.5경기라서)사실상 순위는 9위로 굳어졌다. 그렇다고 매일 울고 있을 수는 없다. 내년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이승엽(왼쪽)은 잔여 6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어한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승엽은 지금의 1승이 삼성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9위라서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다고 분위기를 만들면 팀에 문제가 생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년으로 이어가야 한다. 현재 승리가 분명 (팀의 미래에)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이어 “‘져도 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2년 연속 9위를 했다. 내년에도 하위권에 머물면 안 된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나는 떠나지만 삼성의 야구는 계속 된다.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로 새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 (후배들이)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뛰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당부했다.
이날 2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KBO리그 통산 1500타점까지 ‘-5’다. 그러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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