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최근 LG의 승리만큼 구경하기 어려운 것이 승리투수 차우찬(30)이었다. 1달 넘게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그런데 LG가 차우찬의 역투와 함께 이겼다.
차우찬은 5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에게 대구는 ‘약속의 땅’이다. 22일 시즌 대구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LG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7패).
이날 경기까지 올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네 차례 등판한 그의 대구 경기 평균자책점은 2.22다. 두 차례 이상 등판한 장소 중 가장 짠물 피칭을 과시했다. 2016년 8월 30일 이후 대구 연승 기록도 6경기로 늘렸다.
↑ LG 차우찬은 2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시즌 대구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역투를 펼쳤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차우찬은 올해 26경기에 출전해 164⅔이닝을 소화했다. 그 가운데 삼성전에 다섯 차례 등판했다. 34이닝으로 최다 기록이다. 유난히 삼성전 등판이 잦았다. 반면, 넥센전에는 한 차례도 나서지 않았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어떻게)만날 때마다 (차우찬을)만난다”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의도적인 투입은 아니다. 특정 팀과 경기 일정이 시계바늘의 움직임처럼 정해진 순서대로 잡히지 않는다. 등판 순서도 따로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특정 팀과 여러 차례 만날 수도 있지만 아예 안 만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차우찬이 친정에 매우 강했다는 점이다. 차우찬의 삼성전 평균자책점은 2.65로 kt전(2.37) 다음으로 좋다. 퀄리티스타트가 3번이었다. 5회를 못 버티며 조기 강판한 적은 1번도 없었다. 특히, 피안타율이 유일하게 1할대(0.198)였다.
매번 잘 던졌던 것은 아니다. 대량 실점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꿋꿋하게 버텨냈다. 22일 경기는 차우찬의 시즌 대구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차우찬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다. 2회(2사 2,3루)와 3회(1사 2루)에는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3회 구자욱과 러프를 범타로 처리한 것은 퍽 인상적이었다.
3회까지 57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 이후 그가 마운드에 있는 시간은 단축됐다. 4회 11개와 5회 10개.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21일 경기에서 장타 7개 포함 15안타를 몰아쳤던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차우찬은 지난 8월 3일 잠실 롯데전 이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호투를 펼치고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지난 16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7이닝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LG 타선은 차우찬이 등판할 때마다 냉각됐다. 차우찬의 최근 6경기 득점 지원은 단 4점이었다. 2점 이상 뽑은 적이 없다.
LG는 이날도 백정현의 구위에 눌렸다. 4회까지 탈삼진만 6개. 하지만 5회 들어 장타가 터졌다. 공격의 물꼬가 터졌다. 문선재(5회)와 양석환(6회)의 2점 홈런으로 스코어는 4-0.
차우찬은 1사 후 대타 김헌곤(안타)과 러프(2루타)를 잇달아 출루시키며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다. 조동찬에게도 2루타를 허용했으나 실점은 이원석의 내야 땅볼로 1점뿐. 흔들릴 수 있던 순간, 배영섭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슬기롭게 넘겼다.
차우찬에게 찾아온 마지막 고비는 7회. 4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 1개를 못 잡았다. 대타 최영진에게 3루타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야수 실책이 2개. 운까지 안 따랐다. 하지만 다른 운이 따랐다. 불펜이
6이닝 8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 2자책. 시즌 16번째이자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투구수는 108개. 스트라이크 비율은 67.6%(73개)였다.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3.33에서 3.32로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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