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허프(33)는 LG의 에이스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그는 믿음직했다. 하지만 지독한 승운은 이번에도 그를 비켜갔다.
30일 잠실 삼성전까지 총 19경기를 뛴 허프는 6승 4패 평균자책점 2.38로 KBO리그 2번째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대체 자원으로 LG 유니폼을 입고 13경기 7승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던 허프는 더 많이, 그리고 더 잘 던지고도 승수 쌓기는 퇴보했다.
허프는 올해 부상으로 두 차례나 전력에서 이탈했다. 말소 일수만 76일이다. 그럼에도 허프는 LG 마운드의 버팀목이다. 올해도 역투를 펼쳤다.
![]() |
↑ LG 허프가 30일 KBO리그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닝(116⅔)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은 2.39로 KBO리그 외국인투수 중 가장 낮다. 특히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08에 불과하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가 2.84의 레일리(롯데)라는 점을 고려하면, 허프의 무결점 투구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허프는 후반기 8경기에서 3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허프가 등판한 8경기에서 LG는 3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에 그쳤다. 타선은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으며, 불펜은 와르르 무너졌다.
허프가 후반기 마운드에 있는 동안 LG 타선은 총 17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2.2득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 1일 잠실 넥센전(6득점) 때문에 크게 상승했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경기당 평균 1.6득점으로 뚝 떨어진다.
LG는 허프라는 에이스 카드를 갖고도 승수를 쌓지 못했다. 가을야구 경쟁에서 밀리는데 큰 타격이었다. 19일 잠실 kt전과 24일 마산 NC전에서도 뒷심 부족으로 허프가 만들어준 승리의 불씨를 허무하게 날렸다.
허프는 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서도 변함이 없었다. 8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사구 3실점(2자책). 실점 과정에서 두 차례 비디오판독(3·4회)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8회에는 구자욱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잘 던졌다.
LG도 변함이 없었다. 8회까지 3점만 뽑았다. 득점 지원이 참 짰다. 허프가 실점하면 곧바로 추격했다. 4회에는 유강남이 역전 2점 홈런(시즌 16호)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삼성
득점 지원 부족으로 허프의 7승 사냥은 또 좌절됐다. 지난해보다 더 위력적이었지만 지난해보다 승수를 쌓지 못한 허프다. 쌍둥이 군단 에이스의 비애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