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혹자는 포스트시즌을 전쟁터라고 표현했다. 올해 두산과 NC가 맞붙은 플레이오프는 ‘화약고’가 따로 없다. 1·2차전에서 양팀 합쳐 42득점이 터졌다. 플레이오프 경기(24) 및 팀(17)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1년 전과 정반대다.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는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NC는 2득점에 그쳤으며, 20득점의 두산도 7회까지 평균 득점은 1.75득점이었다.
선발야구가 흔들린다. 선발투수 4명의 평균자책점은 9.35였다. 넷 다 8점대 이상이다. 지키는 야구도 쉽지 않다. 리드를 뺏기기 일쑤다. 역전에 재역전이다. 그 기대감과 불안감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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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김재환은 18일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사 후 3점 홈런 2방을 날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
감독과 선수는 이에 “타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규시즌에서도 두 팀은 맞대결에서 타율이 3할(두산 0.305·NC 0.310)이었다. 낯선 풍경은 아니라는 것.
1·2차전의 결승타는 역전 만루 홈런(1차전 5회 스크럭스·2차전 6회 최주환)이었다. 모두 경기 중반에 나왔다. 흔치 않은 그랜드슬램은 승리 공식이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는 만루 홈런 이후였다. 만루 홈런이 터진 뒤 스코어는 모두 2점차 리드였다. 포성이 오가는 가운데 안심할 수 있는 간극은 아니다.
초점은 2사 이후다. 42득점 중 절반에 가까운 19득점이 2사에서 기록됐다. 무사(7득점), 1사(16득점)보다 높은 비율이다. 1차전의 경우에는 64.7%(18득점 중 11득점)에 이르렀다. 달아나는 입장이나 쫓아가는 입장이나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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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는 17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 2사 1,3루서 터진 지석훈(오른쪽)의 안타를 시작으로 대량 득점을 올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
NC와 두산이 만루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바꾼 뒤 승기를 잡은 것은 1차전 8회초, 그리고 2차전 6회말. 이현승을 공략한 지석훈의 적시타, 원종현을 흔든 박건우의 적시타가 결정적이었다.
추가 득점과 함께 곧바로 대량 득점을 뽑았다. NC는 소총으로, 두산은 대포로 빅이닝을 완성했다.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타점(7) 타이 기록을 세운 김재환은 3점 홈런 2방(4·6회)을 모두 2사 찬스에서 쏘아 올렸다. 두산 역전승의 밑바탕이었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플레이오프다. 두산과 NC의 화력은 2년 전보다 더 세졌다. 홈런 경계령이 떨어졌다.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2사 이후 막고 뚫는 것이 분수령이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의 2사 후 득점
*1차전
3회초 2,3루 | 박민우 2타점 안타
4회말 1,3루 | 류지혁 1타점 안타
5회말 3루 | 오재일 1타점 안타
8회초 1,3루 | 지석훈 1타점 안타
8회초 1,2루 | 스크럭스 1타점 안타
8회초 만루 | 권희동 2타
8회초 2,3루 | 노진혁 2타점 2루타
8회초 2루 | 손시헌 1타점 안타
*2차전
1회말 주자 없음 | 박건우 1타점 홈런
3회말 1,3루 | 김재환 3타점 홈런
6회말 1,2루 | 박건우 1타점 안타
6회말 1,2루 | 김재환 3타점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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