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시카고)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들어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포스트시즌에 간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지구 우승을 한 경우는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끝으로 없었다. 그런데 시카고 컵스는 그 어려운을 해냈다(날짜는 한국시간 기준).
시즌 요약
성적: 92승 70패(NL 중부 1위,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최다 연승: 7연승(9월 13일~20일)
최다 연패: 6연패(5월 27일~6월 1일)
최다 실점: 15실점(9월 10일)
최다 득점: 17득점(8월 27일 등 3회)
무득점 패: 10회
무실점 승: 8회
끝내기 승리: 5회
끝내기 패배: 3회
![]() |
↑ 컵스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이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총평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은 지난 시즌의 성과에 취한 모습을 보였다. 5월 한때 지구 4위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전반기를 5할이 못미치는 43승 45패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후반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49승 25패를 기록하며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반전이 얼마나 극적이었는지는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컵스는 전반기 내셔널리그에서 뒤에서 두번째인 0.239의 팀타율과 10위 수준인 0.744의 OPS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리그에서 두번째로 높은 0.273의 팀타율, 그리고 0.811의 OPS로 콜로라도 로키스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후반기에만 10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애리조나(107개)와 함께 후반기 100홈런을 넘긴 유이한 내셔널리그 팀으로 남았다.
마운드도 좋아졌다. 전반기 리그 5위 수준인 4.10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들은 후반기 3.78로 리그에서 세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다. 후반기에 이들은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다.
그러나 전반기 부진의 여파를 끝내 털어내지 못했다. 지구 우승 세 팀 중 가장 적은 92승을 기록한 이들은 포스트시즌을 홈 어드밴티지없이 시작했고, 첫 라운드였던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부터 혈전을 치른 끝에 챔피언십시리즈에서 LA다저스에 1승 4패로 허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조 매든 감독은 "이번 시즌은 좋은 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는 출발이 좋지 못했고, 다시 싸워서 해냈다. 그러나 정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다"며 초반 상승세의 중요성을 배운 한 해였다고 말했다.
컵스는 이번 시즌 크리스 브라이언트(타율 0.295 OPS 0.946), 앤소니 리조(0.273/0.899)가 중심이 된 가운데 윌슨 콘트레라스와 이안 햅이 8할대 OPS를 기록하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카일 슈와버의 1번 타자 기용은 완전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의 시즌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마이너리그 강등을 경험한 그는 이후 각성했고, 30홈런을 때렸다.
마운드에서는 존 레스터(180 2/3이닝), 존 래키(170 2/3이닝) 제이크 아리에타(168 1/3이닝)가 나란히 규정 이닝을 채우며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딱 꼽을만한 대표 에이스가 없었다는 사실은 아쉬웠다. 후반기 호세 퀸타나가 합류했지만, 에이스라 부르기에는 부족했다. 에디 버틀러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불펜에서는 칼 에드워즈 주니어, 브라이언 덴싱이 좌우 불펜으로 맹활약해줬고, 페드로 스트롭과 헥터 론돈도 나란히 60경기 이상 소화해줬다. 새로운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도 32세이브로 자기 역할을 했다.
시즌 도중 영입한 좌완 저스틴 윌슨은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3경기에서 5.09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물러났다. 우에하라 고지는 49경기에서 43이닝을 소화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 |
↑ 브라이언트와 리조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콤비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
MVP: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소니 리조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최강의 공격 콤비 중 하나였다. 일명 ’브리조(Brizzo)’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두 타자는 이번 시즌 61개의 홈런과 182타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던 전반기에도 각각 0.902와 0.894의 OPS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 |
↑ 컵스는 또 한 명의 1라운드 신인을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발견: 이안 햅
크리스 브라이언트(2013), 카일 슈와버(2014)에 이어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 이안 햅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 외야 전포지션과 2루수, 3루수를 고루 소화했다. 타석에서 활약이 특히 돋보였는데 115경기에서 타율 0.253 OPS 0.842 24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24홈런은 내셔널리그 신인 타자 중 5위, 68타점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정도면 훌륭한 데뷔라 할 수 있다.
![]() |
↑ 콘트레라스와 알모라 주니어는 빅리그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재발견: 윌슨 콘트레라스, 알베르트 알모라 주니어
윌슨 콘트레라스와 알베르트 알모라 주니어, 두 선수 모두 이번이 빅리그 데뷔 2년차였다. 첫 시즌이 빅리그의 맛을 보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시간이었다. 콘트레라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강렬하게 시즌을 시작했고, 117경기에서 타율 0.276 OPS 0.855 21홈런 74타점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알모라 주니어도 132경기에서 타율 0.298 OPS 0.782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좌완을 상대로는 타율 0.342 OPS 0.898로 선전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때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 |
↑ 웨이드 데이비스의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영입: 웨이드 데이비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아롤디스 채프먼을 떠나보낸 컵스는 지난해 12월 캔자스시티 로열즈에 외야수 호르헤 솔레어를 내주고 웨이드 데이비스를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리고 이것은 남는 장사임이 확인됐다. 이번 시즌 이후 FA 자격 획득을 앞둔 데이비스는 59경기에서 58 2/3이닝을 소화하며 데뷔 이후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