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소문만 무성하다. 조원우 감독은 내년에도 롯데맨으로 남을 수 있을까. 마무리 훈련을 1주일 남짓 남겨두고 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아직 조원우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시즌 이후 롯데에 부임한 조원우 감독의 2년 계약기간이 끝났다. 이제 롯데는 조 감독과 재계약을 결정해야 한다. 올해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조 감독과 재계약을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조 감독은 감독 첫 해였던 지난해 8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초보 감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정규시즌 3위로 롯데를 5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올해 롯데의 3위는 극적이었다. 전반기까지 41승1무44패로 7위에 머문 롯데였다. 하지만 후반기 미친 듯한 상승세를 보이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롯데는 재계약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 측에서는 “아직 심사숙고 중이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롯데는 지난 15일 NC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0-9로 패하면서 2승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1주일이나 지났지만, 조 감독으로 계속 갈지, 새 사령탑을 선임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 내년에도 이대호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조원우 감독을 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면 롯데는 왜 주저하고 있을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조원우 감독에 대한 신뢰가 그리 단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는 조 감독에게 강력한 지도력을 기대했다. 부산 출신인 조 감독은 롯데에서 선수생활은 하지 않았다. 양승호 감독 시절인 2011~2012시즌 2년 동안 코치로 몸담았던 게 전부다. 당시 수비코치로서의 일정 성과(외야 수비 안정)와 선수와의 관계가 2년 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할 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거기에 2015년 SK수석코치로 선수단을 안팎으로 다독이며 막판 가을야구(5위, 와일드카드결정전) 진출에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외부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2년 동안 감독으로서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게 구단에서 내린 평가다. 초보감독이라는 명확한 한계점이 있지만, 조 감독은 벤치에서 확실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더러 보였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랐다. 또 2군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즌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면서 2군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조 감독의 선수기용이 고르지 못했다는 얘기다. 후반기 상승세도 벤치의 지시보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풀어나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결정적으로 이번 가을야구 운용도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투수교체나, 작전 등 롯데는 분명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전적인 벤치의 영역이다. 단기전에서의 약점 노출로, 롯데의 숙원인 한국시리즈 3번째 우승에 도전할만한 감독인가에 의문점을 남긴 것이다.
그러나 감독 2년 차인 조원우 감독에게 이런 평가들은 너무 냉혹하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후반기 상승세에 조 감독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에서 4위, 그리고 4위에서 정규시즌 최종일에 3위를 확정짓는 일정자체가 숨 막혔다. 조 감독 스스로도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고, 압박감이 대단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선수들도 "감독님이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힘든 과정 속에 묵묵히 선수들을 독려한 지도자의 리더십을 “그 역할이
36년의 전통팀인 롯데가 성적이 나지 않았던 기간이 더 많았던 것을 두고 잦은 감독 교체에서 찾는 목소리가 많다.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롯데 구단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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