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월드시리즈 선발 투수 중 사연이 없는 투수가 어디 있겠는가. 그중에서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4차전 선발 투수 찰리 모튼(33)은 가장 많은 사연을 가진 선수다.
2008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모튼은 다음 시즌 피츠버그로 이적, 7년간 142경기에서 41승 62패 평균자책점 4.39의 성적을 기록했다. 아주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활약했다.
피츠버그에서 모튼은 땅볼 유도형 투수였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94마일대, 싱커의 평균 구속은 90~92마일대에 머물렀다. 구속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범타를 유도하는 성격의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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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 모튼은 지난 시즌부터 강속구 투수로 변신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모튼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신 과정에 대해 말했다. "나는 맞혀 잡는 선수였고,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로만 공략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게 통하지 않았다"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가 생각을 바꾼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피츠버그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5시즌이었다. 오프시즌 기간 고관절 수술을 받은 그는 시즌 중반 복귀,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2로 선전했지만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3이닝만에 9실점 후 강판된 이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틋 기복이 이어졌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는 2이닝만에 5실점을 기록했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끔찍했다"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 그는 "내 성공 여부는 상대 타자가 때린 타구의 질과 공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에 달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것에 내 운명을 맡기는 것이 너무 싫었다. 시즌 막판에는 캐치볼을 할 때 정말 화가 나서 세게 던진 기억이 난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는 2015시즌 이후 훈련 방식을 바꿨다. "더 잘 먹으려고 노력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변화를 줬다. 누구와 같이 훈련한 것은 아니고, 내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로 이적 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94~96마일이 나왔다. 구속이 더 빠르면 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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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타 유도형 투수였던 피츠버그 시절, 모튼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A.J. 힌치 감독은 "그는 멈추지 않고 배우는 선수다. 변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모튼이 애스트로스 합류 이후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오피스의 제안을 열린 마
힌치는 그가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것을 떠올린 뒤 "그때 모습을 오늘 경기에 복사 후 붙여넣기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길게 던지면 더 좋다"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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