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 팬들의 어쩌면 이유 있는 외침. 팬들은 질문했고 류중일 LG 감독은 답했다. 여전히 해결까지는 요원하다. 다만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다. 이제 공은 앞으로 LG의 행보,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 달렸다.
LG는 올해 비시즌 가장 뜨거운 팀 중 하나다. 뚜렷한 전력보강도 없고 FA 영입 소식도 전해지지 않지만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며 또 FA 시장에서는 주목할 구매자로서 항상 이슈 중심에 서있다. 이 과정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없자 팬들이 들고 일어나 격렬한 항의를 시작했다. 최근 잠실구장에는 몇몇의 LG 팬들이 양상문 단장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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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중일(사진) 감독이 최근 LG의 행보를 향한 논란에 대해 덤덤하게 자신과 구단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인천공항)=김영구 기자 |
갈등이 지속되는 이 시기, 현장최고 책임자이자 새롭게 부임한 류중일 감독이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국내로 귀국했다. 류 감독은 28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일련의 논란에 대해 “(떠나보낸 선수들이) 아쉽지만 잘 극복할 것이다. 양상문 단장과 상의하고 결정했다. (성적과 결과는) 감독이 감수할 부분”라고 입장을 전했다.
류 감독은 고민이 많았지만 그와 같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꼽았다. “LG에는 2~3년 후에 스타급으로 성장할 자원들이 많다. 그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결정 했다”며 “누구를 내줘도 욕먹을 수밖에 없다”고 고민 끝 나온 결론임을 강조했다.
이날 류 감독은 담담하게 팀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한국에서 뜨거운 이슈로 불타고 있었지만 차분하게, 또 냉정하게 팀이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던 배경을 설명했다. 서두에 “짧은 기간 훈련이었지만 효과가 컸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MVP를 꼽을 수가 없다. 옥석가리기라고 생각했는데 모두가 잘해줬다”고 캠프 소감을 전했는데 성장하는 팀 내 기대주들에 대한 희망어린 시선이 섞여있었다. 물론 류 감독은 “(2차 드래프트서 손주인 등을) 뽑아갈 줄 몰랐다”라는 말로 어느 정도의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만큼 쉽지 않고 또 복잡한 결정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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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많은 팬들의 관심 속 최근 방향성에서 갈림길에 놓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
팬들은 우려와 아쉬움이 뒤섞이며 구단을 향해 성토하고 있다.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 자발적으로 큰 이득도 없이 거리로 나와 외친다. 현재 팀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이다.
하지만 구단은 팀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거듭 힘주어 말한다. 양 단장도, 류 감독도 당장은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성장하는 기대주들에게서 미래를 봤고 이들을 키우기 위해 불가피했던 선택이라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류 감독이 전날(28일) 공항에서 말한 부분도 이와 다르지 않다.
팬들의 주장도, 구단과 사령탑의 주장도 일견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스타와 함께 숨 쉬는 프로구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팬들의 의견이 맞다. 기대주들의 성장 또한 생각보다 더디기에 무작정 기다리기만도 어렵다. 반면 팀의 미래를 젊은 기대주들에 맡기는 방식은 구단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쉽지 않지만 동시에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 2년간 하위권으로 꼽힌 전력임에도 상위권 및 중
사령탑이 국내로 돌아왔지만 갈등이 쉽게 풀리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만 류 감독은 “(마무리캠프가) 희망적이다”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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