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프로야구 인프라는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아마추어 야구의 성장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 야구 유망주들의 한 판 대결이 펼쳐졌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이라는 이름 아래 한국 일본 대만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한국 대표팀 역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성적은 1승2패, 일본에 2경기 모두 패했지만 대표팀이 경기마다 보여준 열정과 패기는 박수받을 만 했다. 대표팀 대부분이 일본 도쿄돔에 처음 간 선수들이었으나 큰 무리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일부 선수들은 고척돔 덕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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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17에 참가한 대표팀. 고척돔으로 인해 돔구장 적응에 문제는 없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도쿄돔은 천장이 하얀 탓에 뜬공이 잘 안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고척돔 역시 그렇다. 또 타구음이나 구장 내 전반적인 체감 분위기 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11월 추운 날씨에도 부상 없이 훈련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고척돔 덕분이다.
도쿄돔과 고척돔의 차이는 분명 있다. 고척돔이 관중수도 턱없이 적고 교통 입지도 좋지 않다. 하지만 고척돔이 있어 대표팀 선수들이 돔에 적응해, 한결 여유 있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프로 선수들의 인프라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야구 성장 속도는 더디다. 제자리 걸음이다. 특히 야구 꿈나무들이 뛸 수 있는 경기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통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를 시작하는데, 대한민국 초교 야구선수들은 경기장이 부족해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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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덕수고의 대회 장면. 프로야구 유망주들의 대회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다. 사진=MK스포츠 DB |
▲ 절대 부족한 경기장과 예산
윤이락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사무총장은 “보통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지방에서는 연휴를 이용해 경기를 열고 수도권은 주말을 이용해 토너먼트로 진행한다”며 “유소년 야구장은 절대 부족하다. 최소 2경기 이상 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에서 야구하는 친구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장충리틀구장이다. 우리 사이에서는 유소년 야구의 메카라고 부른다. 그러나 매년 사용조건이 바뀐다. 마음껏 사용할 수 없는 곳이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이 역시 구장이 마땅치 않아 힘들다. 몇 없는 구장마저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윤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나진균 서울시야구협회 사무처장 역시 대회를 꾸리는 데 있어 힘든 점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시야구협회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대회를 개최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쉼 없이 진행한다. 서울시 산하 기관이라 야구장을 구하는 데 우선순위가 있다. 이에 목동구장, 구의구장, 신월구장 등을 사용해왔다. 그럼에도 대회 운영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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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정초 투수 손정호. 히어로즈기 대회에서 투구하는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실제 서울시야구협회 경기 일정은 대회가 끝난 뒤 1,2일 휴식기간을 갖고 바로 다음 대회를 진행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팀도 많고 대회 일수도 많아 어쩔 수 없다. 만약 악천후로 대회가 연기된다면 다음 대회까지 영향을 끼친다. 어린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될 수 있다. 게다가 선수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주말에 경기를 하려 하지만 주말에는 경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나 사무처장은 “서울시 등
야구를 하려고 하는 학생들은 매년 늘어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너무나도 열악하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