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새롭게 사령탑을 맞이한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임하게 될 이번 FA시장 행보는 일찌감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새 감독에게 대어급 FA선물을 안겨줄지 여부 때문. 현재까지는 공언대로 혹은 불가피하게 그러한 선물은 없다. 언뜻 지난해와 비슷한 장면. 다만 향후를 생각하면 온도차는 미세하게 존재한다.
온기와 찬바람이 교차하는 FA시장. 올 시즌도 초대박과 쪽박이라는 극단적인 대비가 이뤄지는 가운데 아직도 14명(5일 현재)이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대어급이라 분류되는 선수는 사실상 김현수 한 명 정도 남은 상황. 나머지 13명은 준척급 혹은 노장 FA로 구분된다. 아직까지 전체시장에는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구단들이 보상선수를 자발적으로 받지 않겠다는 파격공약 속 미묘한 흐름까지 감지되는 분위기다.
↑ 류중일(왼쪽) LG 감독과 한용덕 한화 감독에게 FA선물이 안겨질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새롭게 팀을 맡은 사령탑 입장에서, 팀의 전반적인 변화를 앞둔 구단 입장에서도 FA 영입은 변수를 줄여줄 수 있는 하나의 요소다. 전력의 약점을 메워주며 팀 전체 밸런스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고 또 팬들에게 전력에 대한 기대감을 전할 수 있기 때문. 더욱이 최근에는 장원준(두산), 최형우(KIA)처럼 거물급 FA자원이 투타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여 팀 우승까지 이끌고 있기에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고, 기대만큼의 활약까지 해준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게 된다.
다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단 LG와 한화, 류 감독과 한 감독을 위한 FA선물은 아직 단 한건도 없다. 한화는 내부FA 3명에 대한 계약소식조차 들려오고 있지 않다. 아직 시장이 열려있는 상태지만 초반 흐름만 봤을 때 두 감독의 초반 부담을 덜어주는 분위기는 아닌 게 분명하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정석 넥센 감독-트레이 힐만 SK 감독-김진욱 kt 감독-김한수 삼성 감독) 지난해 새롭게 선임된 네 명의 감독은 각기 다른 구단 상황 속 FA선물 여부도 미묘하게 달랐다. 사진=MK스포츠 DB |
한화의 경우 한 감독 부임은 물론 그 전부터 공공연히 외부 FA영입은 고려할 옵션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 감독 부임 후도 달라지지 않았다. 외부 FA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유지했다. 심지어 정근우, 안영명, 박정진 내부 FA에 대해서도 빠른 계약보다 시장상황을 더 관망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 외부 FA영입에 적극적이던 한화지만 올해는 아예 눈길조차 주고 있지 않다.
묘한 기시감이 드는데 바로 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 지난해는 시즌 후 무려 4팀이나 사령탑이 교체됐다. 김한수 삼성 감독과 김진욱 kt 감독,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장정석 넥센 감독이 그 주인공들. 그중 외부 FA영입이 이뤄진 곳은 삼성 한 팀뿐이었다. 삼성만 이원석과 우규민을 영입하며 김 감독에게 나름 취임선물을 안겼다. 물론 내부 FA이면서 동시에 팀 주축이던 최형우와 차우찬을 잃으며 다소 선물과 같은 효과를 누리지 못했지만 나머지 세 팀에 비해서 분명한 선물이 건네졌다. SK는 내부FA 김광현을 잡는 것으로 그쳤다. 그마저도 김광현은 수술로 올 시즌을 뛰지 못해 역시 큰 효과는 없었다.
↑ 지난해 FA선물이 없었던 김진욱(왼쪽) kt 감독은 일년 만에 황재균 영입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
kt가 올해 적극적 움직임에 나섰다고는 하나 분명 김 감독 부임 첫 해는 빈손으로 시장을 바라봤다. 올해 LG와 한화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또 다시 새 감독들의 선물 없는 FA시즌이 반복될 조짐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끝나지 않았고 미묘한 변화의 기류도 포착됐다. 한화는 초지일관 외부FA에 관심이 없다. 지난 4일 정근우가 구단과 세 번 만났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직접 말한 것을 토대로보면 내부FA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기조를 유지 중이다.
그에 비해 LG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황재균-손아섭과는 인연이 닿지 않게 됐으나 아직 마지막 대어 김현수에 대해서는 공공연하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 김현수가 아직 메이저리그에 미련을 두고 있고 국내 타 팀과의 경쟁 또한 붙을 수 있지만 영입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
현 시점까지는 류중일 감독과 한용덕 감독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아직 결말은 충분히 다를 여지가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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