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치 연장 상영으로 스토리가 엿가락처럼 늘어진 TV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8일(한국시간)에도 외야수 잔칼로 스탠튼(28)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한때 가장 흥미진진했던 스토리가 이제는 제일 지루한 스토리가 됐다.
지금까지 밝혀진 상황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두 팀이 말린스에게 이적을 제안했다는 것, 그리고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지닌 선수 자신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두 가지다.
![]() |
↑ 말린스는 스탠튼을 이적시킬 생각이었으면, 처음부터 선수와 소통했어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스탠튼의 이적이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선수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이용해 이적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디 애틀랜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스탠튼이 샌프란시스코와 세인트루이스 두 팀을 모두 원치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스탠튼의 생각이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현재 스탠튼 이적 루머에 가장 정통한 기자 중 한 명인 '시리우스 XM'의 크레이그 미쉬는 스탠튼이 다저스, 양키스, 컵스, 애스트로스 단 네 팀만 트레이드를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팀들이다. 한마디로 '이기는 팀'을 원하고 있는 것. 이중 컵스와 애스트로스는 스탠튼 영입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로젠탈은 "말린스는 다저스, 양키스 두 팀과 더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저스나 양키스 모두 사치세 한도를 걱정하고 있고, 스탠튼이 절실하게 필요한 팀은 아니다. 로젠탈은 "모든 거래는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 있기 마련"이라며 말린스가 다저스의 경우 아드리안 곤잘레스, 양키스의 경우 제이코비 엘스버리 등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해주면서 더 좋은 유망주들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스탠튼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을뿐이다. 사태를 이지경으로 몰고간 가장 큰 책임자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