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올스타전, 흥 돋우고…끼는 발산…그리고 화해까지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무승부라는 결과처럼 역시 승패는 아무 의미 없는 축제의 무대였다. 여자프로농구 출범 20주년 올스타전은 축제와 화합의 장이었다.
2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7-18시즌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는 핑크스타와 블루스타가 100-100으로 비겼다. 물론 두 팀의 승패보다는 축제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더욱이 20주년이라는 특별함이 더해져서인지 이날 올스타전은 여자프로농구 과거와 현재의 스타들이 모두 자리를 빛냈다.
이날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여자프로농구 20년을 빛낸 그레잇(Great) 12 선정 기념식이 열려, 여자프로농구를 빛낸 레전드들이 모처럼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24일 인천 중구 도원 체육관에서 열렸다. 블루스타 해리슨-어천와가 댄스배틀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경기 내용도 흥미 위주에 맞춰졌다. 아무래도 이벤트 경기이기 때문에 정규시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많았다. 일단 선수 구성부터가 재밌었다. 보통 올스타전이라도 같은 팀 선수들은 한 팀을 이루는데,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같은 팀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상대로 갈리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은행의 경우만 하더라도 위성우 감독이 핑크스타 감독을 맡았고, 베테랑 임영희가 함께 하는데 반해 박혜진과 어천와가 블루스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다. KB스타즈 박지수는 핑크스타에, 강아정과 커리는 블루스타로 서로 승부를 겨뤘다.
1쿼터 이후 감독들끼리의 이벤트 대결을 통해 승리한 블루스타가 2쿼터 핑크스타 특정선수에 대한 출전 금지 요청을 하게 됐는데, 해당 선수는 박지수였다. 결국 박지수는 벤치 뒤 라커룸으로 물러났는데, 곧이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이경은의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와 경기에 나서 관중의 웃음을 유발했다. 박지수는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인사이드로 들어가지 않고, 이경은처럼 아웃사이드에서 플레이를 하며 철저히 이경은처럼 뛰었다. 또 2쿼터 한 때는 블루스타 강아정과 핑크스타 김한별을 제외하고 두 팀 선수들이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에 뛰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됐다. 김한별이 혼혈선수라, 박종민 장내아나운서가 “강아정 선수가 WNBA에 진출한 것 같다”고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24일 인천 중구 도원 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은행 박해진이 3점슛 콘테스트에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2쿼터 중간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댄스 배틀이 열렸는데, 정규시즌 도중 난투극의 주인공이었던 블루스타 어천와와 해리슨의 댄스 배틀에 핑크스타 콰트미가 껴들어 말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다시 웃음을 유발했다. 물론 셋이 끌어안고 댄스배틀을 마치며 훈훈라게 끝났다. 앞서 경기 전 어천와는 같은 블루스타팀에 속한 해리슨에 대해 “라커룸에서 꽤 오래 얘기했다. 나쁜 감정은 없다. 오히려 다이나믹한 장면을 만들 수 있다”고 화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경기는 블루스타와 핑크스타가 서로 엎치락뒤치락 서로 리드를 주고 받았다. 4쿼터도 팽팽했다. 핑크스타가 앞서가는 듯하더니, 경기 막판 블루스타가 역전에 성공했다. 핑크스타도 추격을 이어갔고, 블루스타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강아정의 3점슛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핑크스타도 막판 쏜튼의 골밑슛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프타임때 열린 3점슛 컨테스트 결선에서는 박혜진이 2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레잇 12로 뽑힌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컨테스트 결선 도중 나와 3점슛 3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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