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평창올림픽 출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한국 스키 하프파이프 ’1호’ 국가대표이자 대들보인 김광진(23·단국대)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부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지만, 김광진은 “평창 하프파이프에서 꼭 완주를 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광진은 지난 12월2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의 겐팅 리조트 시크릿 가든에서 열린 2017-18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에서 한국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70.40점으로 7위에 오른 것. 김광진이 월드컵 결선에서 한 자릿수 순위에 자리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최고 성적과 함께 부상이라는 불운이 찾아왔다. 1차 시기에서 4위를 차지했던 김광진은 2차 시기에서 착지를 하다가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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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미국 US레볼루션 투어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했던 김광진. 사진=김광진 제공 |
선수생활 하면서 처음 당하는 큰 부상이었다. 통증도 심했다. 23일 귀국해서 수술할 병원을 알아봤다. 6~8주 진단이 나왔다.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렇게 올림픽 출전이 불발되는 것은 싫었다. 김광진은 “그 동안 평창만 바라봤는데,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광진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특히 하프파이프의 선구자나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입학 전 스키를 처음 접했던 김광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업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가 됐다. 당시에는 모굴과 하프파이프를 병행했다. 사실 제대로 된 하프파이프 슬로프도 없었다. 김광진은 “장비도 없었다. 아버지가 이베이에서 장비를 주문하고, 영상을 보면서 하프파이프의 매력에 빠졌다”며 “위험하지만, 고난위도 동작을 성공했을 때 짜릿함과 쾌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결국 중학교 3학년때부터 하프파이프만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고 2학년 때 2014 소치올림픽에 첫 출전했다.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김광진은 2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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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천선수촌에서 재활에 매진 중인 김광진. 그는 평창 하프파이프 슬로프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사진=김광진 제공 |
재활에 속도가 붙은 건 진천선수촌 스태프의 도움도 컸다. 김광진은 “선수촌 김세준 정형외과 선생민과 남기애 치료사님이 많은 도움을 주신다. 재활하면서도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하는데 치료사님이 전담해주시고 있다”며 “김세준 선생님은 평소에도 무릎 상태를 체크해주시면서 ‘회복이 빠르다’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내가 평창 슬로프에 선다면 80%는 선생님들 덕분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큰 부상을 당한 뒤,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선수들이 많다. 김광진도 “그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얘기만 듣고 있다. 실제로도 의사선생님들께서 회복이 빠르다는 소견을 내셨다”고 강조했다.
김광진은 평창에서의 완주라는 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100%의 몸상태로 슬로프에 설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목표치를 이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