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인 스키부문 4관왕을 차지한 최우진 선수가 금메달 4개를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29일 막을 내린 제99회 전국동계체육대회서 대한민국 스키 종목을 빛낼 예비스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알파인스키 부문 초등부에서 대학부, 일반부까지 남녀 통틀어 유일하게 4관왕을 차지한 서울 숭의초 6학년 최우진(12세) 선수다. 최 선수는 현재 대한스키협회 소속이다.
이번 기록이 의미가 있는 것은 현재 국가대표 간판스타이자 아시안게임 금메달 2관왕인 정동현 선수가 2001년에 달성한 이후로 17년만이기 때문이다. 정동현 선수는 이번 평창올림픽 회전종목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 축구, 아이스하키, 수영 등 안해본 운동이 없다는 최 선수는 지난 해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를 했는다. 당시 직접 투수판을 밟고 포수까지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어 구단 관계자로부터 야구를 하라는 권유까지 받았다고 한다.
물론 아버지의 눈흘김 한방에 야구의 꿈을 접고 스키에 매진하고 있다. 알파인 스키는 크게 기술종목으로 분류되는 회전, 대회전 종목과 스피드종목으로 분류되는 슈퍼대회전, 활강 종목 그리고 복합 종목(회전과 슈퍼대회전 점수를 합친 경기)과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부터 정식으로 채택된 듀얼레이싱(두명이 동시에 경쟁하는 경기) 종목까지 다양하다. 정해진 게이트 즉 기문을 누가 가장 빨리 피니시 라인까지 통과하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라, 알파인 스키는 단순히 예쁜 자세보다는 스키를 다루는 기술과 밸런스, 스피드, 운동신경, 체력 등 모든 면에서 그야말로 스포츠 중에 스포츠라 불리우는 가장 멋진 동계스포츠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국내 대회에서는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복합 이렇게 4종목을 공식 경기로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번 전국동계체전에서 최 선수가 유일하게 이들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체전인 만큼,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에 모인 학부모들과 각 팀 소속 선수들의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200여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한 터라 대회는 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숨가쁘게 치러졌다.
↑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복합 등 4개 종목에서 최우진 선수가 딴 금메달 |
강 감독은 그러나 "스키에 대한 열정과 여러 훈련을 소화해내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하나씩 키워나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최 선수는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우진이는 때로는 저보다 세계적인 스키 월드컵 선수들을 나라별로 더 많이 알고, 그들의 각기 다른 특징까지 따라한다"며 "물론 잘못된 흉내로 지적도 받았지만 스키에 대한 관심과 승부욕 만큼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최 선수가 힘든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던 데는 부모의 역할도 컸다.
"부모 중 한분은 항상 훈련할 때 슬로프에 스키를 신고 올라와 최 선수를 격려했고 늘 함께 했다. 훈련하는 모습을 모두 녹화하고 분석한다"고 강 감독은 설명했다.
스키를 왜 타냐는 질문에 최선수는 "우리나라 알파인 스키 성적이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당차게 답했다.
이어 "스키가 그냥 돈 많이드는 고급스포츠라는 인식을 깨고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잘 배워서 스키를 즐기며 행복하게 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목표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대회인 동계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만 16세가 넘어야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스키 월드컵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는 "스키 월드컵을 보면 점점 더 급격한 경사에 코스도 다양해지고 게이트를 어렵게 세팅한다"며 "저도 낮은 경사보다는 어려운 코스에서 더 잘 타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