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빨라진 시즌 개막, 줄어든 시범경기, 추운 날씨까지. 예고된 변수 속 몇몇 구단들이 시즌 초반 6선발 움직임을 내비쳤다. 성패여부를 떠나 선발후보감이 많아야만 가능할 도전적인 시도. 시도하지 않더라도 5선발을 무리 없이 꾸리는 것 그 자체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떠한 방향이든 선발자원의 깊이가 중요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LG와 두산의 6선발 도입 검토 왜?
6선발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것은 LG 류중일 감독이다. LG 새 감독으로 취임한 류 감독은 신년하례식 행사에 참여해 빠른 개막과 이로 인한 쌀쌀한 날씨가 투수들에게 좋지 않을 것을 염려, 6선발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 돌입 후 변수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 류 감독이 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류 감독은 개막 초반 마운드 변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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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왼쪽)과 차우찬 등이 속해 있는 두산과 LG는 2018시즌 초반 6선발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신정락의 경우 보직이 유동적이고 임찬규, 김대현 등도 확실히 자리 잡은 상태는 아니다. 임지섭, 손주영의 경우도 낙관만은 어려운 아직은 기대주들. 류제국 역시 지난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명이라고는 하나 넘쳐서 고민하기에는 이른 시점, 그럼에도 LG의 이와 같은 풍족한 선발 뎁스는 류 감독이 초반 6선발 시스템을 구상하게 된 충분한 배경이 됐다. 자원이 풍족한 LG는 변수를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6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그 일정도 일정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마운드 쪽 변화가 생겼고 선수들간 누적 피로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외인투수는 전면 개편 돼 기존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모두 떠나고 새롭게 조시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가 영입됐다. 외인선수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적지 않은 변화다. 여기에 장원준과 유희관 두 토종 선발자원이 앞으로도 잘해줘야 하는 가운데 지난 몇 년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부분은 변수. 자기관리가 확실한 투수들로 꼽히지만 누적된 피로도는 분명 염두해야할 요소다.
물론 함덕주의 선발 안착, 이영하 등 영건 선발 기대주들의 등장과 같은 긍정적인 요소들도 김 감독의 6선발 생각을 가능하게 만든 배경이다. 두산은 린드블럼, 후랭코프,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뤄진 4선발에 함덕주, 김명신, 곽빈 등 젊은 피들을 5~6선발에 내세울 전망이다. 일단 두산 역시 후보는 많고 해볼만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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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챔피언 KIA의 경우 5선발이 다소 고민거리인 가운데 정용운(사진) 등 후보들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렇듯 LG와 두산이 공개적으로 6선발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아직 변수가 많기에 확정적이라 예단할 수는 없다. 6선발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빠른 일정을 해결하는 데는 6선발 아닌 다른 해결책도 가능하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5선발 이상을 만들어줄 선발자원의 깊이는 그 팀의 경쟁력을 뜻하게 될 터. LG와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 역시 이러한 팀 선발진 뎁스 강화에 시즌 초반 초점을 맞출 것이 유력하다.
KIA는 지난해 챔피언 등극에 일조한 마운드가 올 시즌도 이어진다. 양현종-헥터 노에시-팻딘-임기영 4선발까지는 견고하다. 상대적으로 5선발이 고민인 것은 사실. 지난 시즌 수많은 도전자와 시도가 이어졌고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정용운, 이민우, 임기준, 김진우 등 신구를 막론한 기존 후보들에 새로 가세한 박정수, 문경찬 등이 경쟁후보로 꼽힌다. 롯데도 선발진이 풍족하다. 브룩스 레일리에 새 외인 펠릭스 듀브론트, 송승준과 박세웅, 김원중으로 이어질 5선발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일으키기 충분한 안정감을 자랑한다.
NC는 기존의 검증된 외인투수 대신 젊은 새 얼굴, 로건 배렛-왕웨이중 원투펀치를 가동한다. 이 점만으로도 변수는 변수. 무게감이 낮아지긴 했다. 그래도 성장한 장현식과 구창모 여기에 이재학, 최금강 등 후보들의 경쟁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가 천군만마다. 많은 이닝 소화는 어렵겠지만 김광현의 합류 그 자체만으로도 무게감이 상당할 전망. 메릴 켈리와 새 외인 앙헬 산체스, 그리고 박종훈과 문승원, 윤희상까지 후보들이 적지 않아 좁아진 문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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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어밴드(왼쪽)에 이어 또 한 명의 검증된 외인투수 니퍼트가 가세한 kt의 마운드는 어떻게 달라질까. 사진=MK스포츠 DB |
삼성도 외인투수가 다 바뀐다. 일단 팀 아델만이 영입된 상태. 이어 윤성환, 우규민 등이 로테이션을 꾸릴 예정이다. 나머지 외인투수 한 자리는 영입 준비 중이고 장원삼, 최충연, 최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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