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해명에 피해를 입은 자원봉사자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관계자 2명과 함께 지난 1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를 찾았다. 이때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 A씨에게 막말과 함께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장 측으로부터 피해를 받은 A씨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커뮤니티에 이 회장 측의 갑질을 고발했고, 이는 삽시간에 퍼졌다.
대한체육회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오해라는 말과 함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며 확대해석이라고 전했다. 무단으로 OF(Olympic Family)석을 점거한 것이 아니며, A씨가 본래 말뜻과 다르게 이해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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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에게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MK스포츠 DB |
A씨 말에 따르면, 이 회장 측은 OF석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은 있지만 자원봉사자와 IOC 관계자의 요청에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또 이 회장 측은 그 곳이 IOC가 예약한 좌석임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처음 본 여성 자원봉사자에게 막말을 하며 안내를 무시했다.
15일 크로스컨트리 경기 전, IOC는 A씨, 함께 일하고 있던 B씨에게 OF석 10석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OF석은 쉽게 말해 VIP석으로 관계자들이 앉는 자리다. 요청을 받은 A씨와 B씨는 10석을 맡아놓은 뒤 좌석 양 옆에 서있었다. ‘Reserved(예약석)’ 이라는 글자를 인쇄하기 전, 개인 용품으로 예약석이라는 표시까지 해뒀다. 뿐만 아니라, IOC에서 자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 대한체육회 관계자 역시 옆에 있었다.
이 회장이 IOC가 요청한 자리에 앉자, A씨는 “이 곳은 예약된 좌석입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며 말을 끊었다.
자리를 맡아 달라 요청한 IOC 관계자가 나와 “저 사람들이 뭐라 했냐”고 물어, A씨가 상황 설명을 했다. 그러자 IOC 관계자가 직접 나서 이 회장 측에 “옆 칸이나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아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이마저도 무시했다. A씨 말에 따르면, 당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 관계자에게 예약석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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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사진=AFPBBNEWS=News1 |
이 회장과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이동하지 않자, IOC 관계자는 걱정하며 자리를 떴고 A씨는 다시 한 번 ‘자리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이 회장 옆에 있던 관계자가 A씨에게 “야”라고 부르면서 “알겠다, 알겠다고. IOC 별거 아니야. 우리가 개최국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B씨에게 “머리 좀 써라. 이 분이 누군지 아냐”고 덧붙였다.
A씨 말에 따르면 ‘예약석 표시를 해두라는 의미로 머리 좀 쓰라 했다’는 대한체육회 주장은 맞지 않다. IOC 관계자까지 나서 ‘자리 좀 옮겨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자원봉사자를 뽑은 조직위원회 마저 A씨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조직위원회에서도 대한체육회 측에 서고 있어 속상하다. 대한체육회에서 대화를 하자고 오늘(17일) 찾아왔지만 만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조직위는 A씨에게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A씨는 “좋은 마음으로 올림픽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것인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서러웠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올해 한국나이로 고작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