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천 취소, 노게임, 콜드게임. 모든 게 하늘의 뜻이겠지만 이쯤 되면 취지가 무색하다.
올해 KBO리그 시범경기는 팀당 8경기씩 치러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최로 예년보다 개막이 일주일 앞당겨 치러지면서 경기수가 줄었다. 21일 시범경기를 마치고 3일 후 시즌 개막이다.
27일부터는 오후 6시30분에 경기를 시작한다. 일주일 뒤다. 야간 경기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 시범경기는 주간에 열린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또한 늦게 하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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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20일 시범경기는 한파로 인해 5회 콜드게임으로 종료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보통 시범경기를 마치고 일주일의 준비시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 늦은 오후 훈련 및 연습경기(혹은 청백전)를 실시하며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올해는 다르다. 넥센을 제외하고 시범경기를 사나흘 남겨두고 입국한 터라 야간 훈련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이 때문에 32번의 시범경기 중 4경기가 야간에 편성됐다. 야간 경기 적응력 향상이 변경 사유였다. KIA(2번), NC, 롯데, SK, 넥센, 삼성, kt(이상 1번) 등 7팀이 오후 5시 경기를 하고자 했다.
경기시간을 바꾼 목적은 뚜렷하다. 문제는 효과다. 20일까지 3번의 야간경기 중 정상적으로 끝난 적이 없다. 14일 광주 넥센-KIA전은 우천 취소됐고, 20일 대구 NC-삼성전과 사직 KIA-롯데전은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시작한 지 2시간도 안 돼 경기가 종료됐다. 사직 경기는 5회까지도 치르지 못해 노게임이 됐다.
강한 바람과 매서운 추위로 필드 위의 선수들은 힘겨워했다.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선수 교체도 잦았다. 뛸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으나 부상을 우려했다. 쌀쌀한 날씨는 근육통 등 부상 위험이 크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할 시기에 컨디션 관리도 어려울 수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괜히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
한화는 10개 팀 중 가장 특이한 경우가 됐다. 아예 경기시간 변경조차 없다. 21일 열릴 잠실 두산전까지 모두 오후 1시에 펼쳐진다. 두산과 LG는 지난 18일 맞대결이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한화는 13일부터 18일까지 홈에서 시범경기를 가졌다. 개시시간 변경을 요청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에 대해 “시범경기가 적은 데다 시즌 개막이 코앞이라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 주간 경기만 하는 것은 부상 방지 차원이다. 가뜩이나 우리 팀은 평균 연령도 높다. 혹시 모를 부상을 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주 6일 경기가 편성되는 KBO리그는 주간 경기보다 야간 경기가 더 많다. 해마다 많이 해봤지만 야간 경기 적응은 시즌 준비에 필요한 경험이기도 하다.
21일에는 문학 kt-SK전이 오후 5시에 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시간대 인천 지역에는 강수 확률이 6,70%다. 적은 양의 비지만 초속 5m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마지막 점검치고 ‘좋고 편안한 환경’은 아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