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조수행(25·두산)의 팀 내 역할은 대수비 및 대주자다. 교체로 출전하는 게 다반사다.
올해도 2일 현재 6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출전은 없었다. 그라운드에 있는 시간보다 더그아웃에 있는 시간이 더 길다. 7회 투입되는 일도 드물다. 보통 8회 이후에야 경기에 나간다.
그렇지만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김태형 감독이 외야수 교체 시 가장 빨리 꺼내는 카드다. 대주자 및 대수비로 쓰임새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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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조수행. 사진=천정환 기자 |
지난 3월 28일 잠실 롯데전 역전승의 주역이기도 했다. 첫 승을 올린 곽빈, 역전 결승타를 친 허경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조수행의 발이 발판을 마련했다. 빠른 발은 물론 빠른 대처로 비디오판독까지 요청해 흐름을 뒤바꿨다.
조수행은 “애매하다고 느꼈다. 팀도 비디오판독 기회가 2번 남아 사용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전광판을 통해 리플레이를 봤는데 각도마다 다른 것 같았다. 세이프 같으면서 아웃 같았다. 운에 맡겼는데 세이프였다. 이후 역전승이라는 좋은 결과까지 나와 기뻤다”라고 말했다. 조수행의 시즌 첫 득점은 두산 시즌 3번째 승리의 디딤돌이었다.
조수행이 그라운드를 밟을 때는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다. 다음은 없다. 1번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3년차로 경험이 쌓였다. 1,2년차 비해 자신감도 있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조수행은 지난 주말 KT와 2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두산은 5회와 7회 역전을 허용했다. 초반 뜨겁던 타선은 중반 이후 침체됐다. 조수행이 교체 출전할 타이밍이 없었다.
그래도 아쉽지 않다는 조수행이다. 그는 “1군 엔트리에 남아있는 것만으로 좋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기회가 주어지면 맡은 임무에 충실하자는 마음이다. 짧은 출전시간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면 기쁘다”라며 “경기를 뛰지 않아도 항상 미리 교체 투입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조수행의 빠른 발은 정평이 나 있다. 건국대 재학 시절 92도루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는 다른 부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수행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나도 완벽해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타격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지금보다 타격이 많이 발전해야 한다. 수비와 주루 역시 업그
이어 그는 “선배들이 많아 알려주신다. 특히, (허)경민이형, (최)주환이형, (박)건우형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현재 역할에서 특별히 기록 욕심을 내지 않는다.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