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kt 위즈의 시즌 초반 행보가 무섭다. 특히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kt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이가 있다. 심우준(23) 이야기다.
심우준은 13일 현재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 11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주말 3연전이었던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타율 0.429 6안타의 성적을 냈다. NC의 에이스로 부상하고 있는 왕웨이중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때려내는 등 물 오른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반짝’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시범경기 때부터 선발 출전한 경기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끌어 올렸다. 특히 발이 빨라 1번 타자로서 제격이라는 평가다.
↑ 이번 시즌 kt 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심우준이다. 사진=kt wiz 제공 |
심우준을 자극했던 것은 ‘내부 경쟁’이었다. 그는 유격수 포지션을 두고 베테랑 박기혁, 한 살 터울인 정현과 경쟁을 치렀다. 특히 향후 kt 미래를 이끌어갈 심우준과 정현이기에, 경쟁은 더욱 뜨거웠다.
심우준은 “훈련할 때도 현이 형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열심히 했다. 현이 형이랑 나, 그리고 (강)백호가 들어오면서 우리가 야수조 막내다. 그래서 사적으로도 정말 많이 친해졌다”며 “캠프 때 준비를 열심히 했다. 내 장·단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본인이 판단했을 때, 장점인 부분은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몸쪽 공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바깥쪽 공보다는 내가 잘 칠 수 있는 코스의 공만 치자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어이없는 공에 스윙하는 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단점을 줄여가기보다 장점을 살리기로 한 것이다.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수비다. 지난 시즌 역시 심우준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비에서 실책(19개)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주전 경쟁에서 제외되곤 했다. 그는 “자신 있게 해야 하는데 실책이 많아서 심적으로 불안했다. 타격 안 되는 것보다 수비 안 되는 게 더 화났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실책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걱정되는 것은 또 한 번 실수하게 되면 그걸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걱정이다”면서도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은)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열심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자극제가 됐다.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심우준은 “항상 내 목표는 실책 10개 이하다. 근데 최근에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4할대 출루율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톱타자’다. 팀의 톱타자로서 빠른 발을 살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