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일 대구 SK-삼성전은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SK는 1회 최정(1점)과 2회 한동민(3점)의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4회까지 11-0으로 크게 리드했다. 최종 스코어는 12-3.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타 구장과 비교해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편이다. 국내 최초의 팔각형 구장이라는 특성상 우중간 혹은 좌중간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삼성은 2016년부터 라팍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타 구장보다 홈런이 많았다. 지난해 라팍에서 열린 66경기에서 189개의 아치가 그려졌다. 경기당 평균 2.86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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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곤은 1일 대구 SK전에서 7회 홈런을 터뜨렸다. 홈경기 홈런을 친 다섯 번째 삼성 타자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
올해도 홈런 폭죽 구경이 어렵지 않다. 4월 26일 NC-삼성전을 제외한 12경기에서 홈런이 터졌다. 총 31개다. 4월 12일 두산-삼성전에서는 6개의 홈런이 터졌다. 그나마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경기당 평균 2.38개로 지난해보다 0.48개 줄었다.
압도적인 홈런공장도 아니다. 인천(경기당 평균 3.20개), 수원(3.14개)은 경기당 평균 3개가 넘었다. 대전과 마산 경기도 각각 2.73개, 2.5개로 대구보다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적은 편은 아니다.
문제는 홈런보다 피홈런이 많다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해 홈경기 피홈런 1위였다. 116개로 10개 팀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였다. 홈런(73)보다 1.5배 이상이었다.
이 흐름은 올해도 다르지 않다. 1일 경기에서 김헌곤은 7회 1점 홈런을 날렸다. 삼성의 홈 12번째 홈런이었다. 삼성은 두산과 더불어 팀 홈런 공동 9위다.
홈경기당 평균 홈런 1개가 안 되는 팀은 삼성 외 두산(16경기 12홈런), LG(15경기 14홈런), 넥센(17경기 16홈런) 등 3팀 밖에 없다. 모두 홈구장이 큰 서울 연고 팀이다. 삼성은 홈런과 피홈런 차감이 -7이다. 한화와 동률이다. NC(-9) 다음으로 좋지 않다.
라팍에서 홈런을 치는 타자가 드물다. 러프(4개), 이원석, 김상수(이상 3개)에 집중됐다. 김헌곤은 올해 라팍에서 홈런을 기록한 다섯 번째 삼성 타자다.
삼성은 홈(12개)보다 원정(14개) 홈런이 더 많다. 다만 원정 경기(19번)가 더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승엽의 은퇴로 장타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이다. 4월 29일 삼성-LG전에서 9회 홈런 2방으로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했으나 확실히 장타가 너무 떨어진다.
장타율이 0.392(9위)다. 라팍으로 이전한 후 두 시즌 장타율은 각각 0.439(2016년)와 0.428(20
올해 홈런을 쏘아 올린 삼성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21홈런의 구자욱, 10홈런의 조동찬, 6홈런의 권정웅, 배영섭 등은 아직도 마수걸이 홈런을 치지 못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