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에이스요? 아직 경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좀 그래요.”
최원태(21·넥센)는 17일 현재 8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중이다. 국내 투수 가운데 양현종(KIA·평균자책점 2.81) 다음으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국내 우완 투수로 한정한다면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더 놀라운 점은 최원태는 이제 선발 2년차, 넥센 선발진 가운데 가장 어리다.
지난 시즌부터 선발진에 합류한 최원태는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이며 얼굴을 알렸다. 투심패스볼을 장착하며 그의 위력은 더욱 커졌다. 11승을 올리며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켰고, 이번 시즌 역시 호투를 펼치며 어느 새 ‘에이스’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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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분들께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최원태.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아직까지 피홈런을 1개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선발 투수다. 8경기 동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등 타선이 좋은 팀을 많이 만났지만 아직 홈런을 맞진 않았다. 이에 최원태는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 언젠가 맞지 않겠냐. 안 맞으면 좋겠지만 투수는 맞는 직업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한 층 더 좋아진 모양새다. 하지만 특히 달라진 점은 없다고. 최원태는 “등판하는 경기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공을 최선을 다해 던질 뿐이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들어 최원태에게는 유독 많은 일이 있었다. 7⅓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다 2루타를 맞은 뒤 1실점을 허용, 완투패를 기록하기도 했고 잘 던져도 유독 득점 지원이 터지지 않아 패전이 된 경기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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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어엿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 중인 최원태다. 사진=김재현 기자 |
긍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며 시즌을 치르려고 노력 중이다. 또 선발 보직을 맡은 지 이제 2년차다. 최원태는 “경험이 쌓였다고 하기는 좀 무리다. 안 될 때는 생각이 많아지지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운동 열심히 하고 등판하면 사인에 맞춰서 열심히 던지고 그런다”고 말했다.
‘득점지원을 못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나는 타자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웃더니 “언제나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 같다. 3번 중에 1번만 이겨도 30경기 등판하면 10승이다. 득점지원이나 이런 걸 생각하기보다 내가 30경기에 등판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2승씩만 한다 생각해도 시즌이 6개월이니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다. 한 달 동안 2승 이상 하면 고마운 일인 것이다. 그래서 안 아픈 게 가장 중요하다. 그게 내 목표다”며 “물론 이렇게 생각하긴 쉽지 않지만 이렇게 마음을 가지니 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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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최원태는 오는 8월에 열릴 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도 합류했다.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충분히 선동열호 탑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 가야죠’ 하는 질문에 최원태는 방긋 웃더니 “가면 좋겠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은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최원태는 어떤 투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예전에 있었던 앤디 밴 헤켄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내가 등판하면 팬 분들이 ‘이기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잘 던지고 싶다.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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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최원태
1997년 1월 7일생
184cm 93kg
인헌초(용산리틀)-서울경원중-서울고
2015년 넥센 히어로즈 1차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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