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2016년은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첫 번째, 최대주주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변경됐다. 두 번째, 낡은 시민운동장 야구장을 떠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홈 구장을 변경했다. 세 번째,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 정규시즌 9위로 떨어졌다.
2018년에도 마찬가지다. 최대주주는 13만5000주를 보유해 지분율 67.5%인 제일기획이다. 홈구장은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써야 한다. 그리고 정규시즌 순위는 2017년에도 9위, 올해도 5월 23일 현재 9위다.
![]() |
↑ 삼성 라이온즈는 2년간 33억원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순위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최대주주 변경은 구단의 ‘자생력’을 추구한다는 방침 아래 나왔다. 과거 삼성은 어느 구단보다도 풍족한 모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받았다. 아직은 3년째, 평가하기엔 다소 이르다. 하지만 변화는 보이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성적이다. 올시즌 삼성은 최하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까지 받았다. 지난 두 시즌 FA 최형우, 차우찬과 계약하는 데 실패했다. 외국인선수 전력도 ‘가격 대비 성능’을 우선하는 듯 했다. 성적 하락은 경영 전략 수정의 결과만은 아니었다. 오랜 기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주전들은 노쇠했고, 피로가 쌓였다. 그리고 2015년 가을 터진 도박 스캔들은 구단의 전력을 극적으로 감소시켰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 구단의 총매출액은 지난해 702억원으로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 LG(620억원)에 비해서도 상당히 차이다. 하지만 삼성 구단은 서울 서초동 소재 삼성레포츠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야구단 자체 매출만 따지면 2017년 536억원으로 전체 4위 규모였다.
야구단 매출은 2016년(548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홈 구장 입장 수입이 90억원에서 76억원으로 감소한 이유가 가장 컸다. 2년 연속 부진으로 새 구장 효과는 딱 1년만 유효했다. 지난해 평균 관중은 9790명에 그쳤다. 입장 수입은 라이온즈파크 개장 전인 2014년(74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구장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등 새로운 수입이 확보됐다. 매년 47억원 규모다. 어느 정도 성적이 뒷받침된다면 시민운동장 시절에 비해 70억원 가량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구조다. 여기에 지난 두 시즌 FA 보상금으로 37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수지는 크게 개선됐다. 2014년 야구단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은 189억원에 달했다. 2015년엔 128억원이었다. 하지만 제일기획이 최대주주로 바뀐 첫 해인 2016년엔 영업이익이 4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7억원 손실이었다. 최대주주 변경 전 2시즌 간 영업손실 누계액은 318억 원, 변경 후 2시즌은 33억원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2년 기준 수지 개선액은 351억원에 달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새 구장 건설 이후 수익이 늘어났고, 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봉을 포함한 선수단 운영비는 2015년 424억원에서 2016년 329억원으로 1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메리트’로 추정되는 경기출전비는 2013년 17억원에 달했지만 2017년엔 90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모기업 의존도도 개선됐다. 총매출액에서 특수관계자매출을 제외한 자체매출비율은 2015년 39.8%에서 2016년 35.7%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엔 42.0%였다. 레포츠센터를 운영하는 삼성은 리스비 등 명목으로 계열사에 지급하는 금액도 많다. 이를 제외하고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발생한 순매출은 2016년 308억원에서 지난해 25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재무제표상으로는 ‘자생력 확보’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이 보인다. 하지만 특히 선수단에 대한 지출을 줄임에 따라 성적 하락이라는 결과가 동반됐다. 올해 삼성은 FA 포수 강민호와 계약하고 선수 육성을 위해 투구추적시스템인 트랙맨을 홈 구장과 2군 구장에 설치하는 등 지난 2년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특기할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