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정근우(35)는 올 시즌 초반, 짧은 시기임에도 많은 일을 겪었다. 모든 게 새로워진 팀. 스스로는 부침의 시간, 그리고 이어진 반등. 또 돌풍을 일으키는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최근 행보까지. 생각이 많을 법 했다.
한화의 초반 상승세는 야구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용덕 감독과 레전드 코칭스태프들이 뭉친 가운데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이 한데 어울리며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상위권에 올라있는 한화. 시즌 전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이젠 중위권 그 이상의 목표도 결코 헛된 꿈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한화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정근우가 느끼는 감정도 남다르다. “좋다. (팀이) 잘 나가니 행복하다”며 말문을 연 그는 “현재 한화는 모든 부분이 잘 되고 있다. 투수들도 잘 던져주고 타이트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가져오는 과정이 좋다. 팀 분위기가 좋아졌고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도 조성됐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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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베테랑타자 정근우(사진)는 최근 팀 상승세비결로 선후배가 조화를 이루는 신구조화를 꼽았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물론, 이번 시즌 정근우는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공수에서 KBO리그 최고 2루수로 꼽히는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의 베테랑이지만 초반, 세월의 무게 속 몇 차례 결정적 실책을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격에서는 여전히 안정감이 있지만 장기였던 수비에서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잠시 2군에 다녀오기도 한 정근우. 정신적으로 한 박자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에게도 회복의 의미가 됐다고. “초반에 실수를 많이 해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팀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 같았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뒤 “김성래 코치님께서 신인 때 마인드로 돌아가야지 안 그러면 나이가 들어 쉽지 않다고 말씀 해주셨다. 서산(한화 2군)에 다녀옴으로서 심리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훈련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난 2014시즌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근우. 어느덧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대표적인 한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스스로도 “실감 한다”며 한화에서의 기억을 떠올린 정근우는 “이글스의 좋은 성적이 누구보다 간절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의미가 함축된 말. 한화 선수로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 한화 선수로서 가을야구,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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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침을 겪은 이번 시즌 정근우(사진)는 개인목표보다 팀 성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팀이 이기면 야구를 하는 게 행복하다”는 정근우는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화 소속으로 대전에서의 가을야구에 대해 “한 번도 못해봤지만...(상상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도 팬들이 많이 찾아주시는데, 지금보다 더 앰프소리도 크고 함성소리도 열광적이지 않겠나. 상당히 기대가 된다”고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정근우는 “후배들도 잘해주고 고참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스스로도) 팀의 일원으로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각오를 다
정근우
1982년 10월 2일
172cm, 75kg
성북초-동성중-부산고-고려대
2005 SK 와이번스 입단
2005~2013 SK 와이번스
2014-현재 한화 이글스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2013 WBC 국가대표
2006·2009·2013 KBO리그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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