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 시즌 최형우(34·KIA)의 성적은 객관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타율은 0.351로 여전히 높지만 홈런(10개)과 타점(43)등은 4번 타자라는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따르는 수치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소위 ‘최형우 효과’로 팀의 승승장구를 불러일으켰던 것을 생각한다면 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자연스럽게 팀 역시 이번 시즌 디펜딩챔피언 수식어가 무색하게 선두권으로 탄력 받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최형우가 전날(29일) 두산전에서 보여준 투지와 판단은 또 하나의 형태로 굉장한 의미가 됐다. KIA가 초반열세를 딛고 8회, 동점을 만들며 연장승부로 이어간 상황. 10회초 최형우가 선두타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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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최형우(오른쪽)가 29일 경기 연장승부에서 적극적 베이스러닝으로 팀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최형우의 2루타가 완성된 뒤, 지난 8회 대타로 들어서 동점타를 만든 정성훈이 다시 타석에 섰고 그는 주자를 홈으로 부르는 깔끔한 적시타를 날렸다. 이는 결승점이 됐다. KIA 타선은 연속안타가 터지며 2점을 더 추가로 냈다. 그렇게 어려웠던 승부는 10회, 한 방에 KIA 쪽으로 쏠리게 됐다.
동점타 정성훈, 결승타 정성훈. 결승득점도 대주자 최정민이 따냈다. 윤석민의 깔끔했던 세이브도 빛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형우의 전력질주 2루타가 큰 역할을 했다. 연장승부, 순식간에 분위기를 KIA쪽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고 실제 점수로도 이어졌다. 단타와 득점권에 위치한 2루타의 차이가 확연한데 최형우는 이를 만드는 결정적 역할은 한 것이다.
최근 아쉬움이 따랐던 최형우는 지난 27일 인천 SK전서 오랜만에 도루까지 성공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펼쳤다. 4월13일 이후 두 번째 도루성공. 상대 와일드피치 상황 역시 틈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다음 베이스로 파고들기도 했다. 그리고 전날 경기, 4번 타자에게 크게 기대하기 힘든 단타성 타구를 2루타로 만드는 결정적 베이스러닝까지 선보였다.
KIA의 전반기 다소 아쉬운 성적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터다. 4번 타자인 최형우 또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부분. 그래서인지 최근 그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에는 더한 절실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이것이 KIA의 향후 상승세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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