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후반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의 깜짝 선택.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첫 인상만큼은 압도적이다.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헤일(30)이 후반기 한화의 복덩이로 거듭날 조짐을 보였다.
전반기가 끝나자마자 한화는 외인투수 제이슨 휠러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롭게 헤일을 영입했다.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지만 분명 전격적이었다. 부진한 휠러가 퇴출대상임에는 사실이었지만 새로운 카드의 성공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시간도 촉박했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다. 결정적으로 올 시즌 리빌딩을 시도하는 한화로서 무리한 선택을 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한편의 의견이 있었다. 순항했지만 후반기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한화에게 소위 김칫국부터 마시는 일이 될 수 있었다는 뜻. 무엇보다 기존 휠러가 인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팀에 대한 충성심이 뛰어났기에 향후를 도모할 여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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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헤일(사진)이 임팩트 있는 첫 등판을 마쳤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리고 기대 속 베일을 벗은 헤일은 깜짝 놀랄 활약을 펼쳤다. 24일 KIA와 경기에 나선 그는 6이닝을 단 2피안타로 막았는데 이 또한 내야안타에 머물렀다. 투구템포도 빠르고 공격적이었다. 5회를 넘기는 순간에도 투구 수가 고작 50개 안팎에 그쳤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완투페이스다.
내용도 좋았다. 사실상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필요한 때마다 땅볼을 유도했고 헛방망이를 이끌었다. 그렇게 KIA 타선을 잠재웠다. 1회초 초구가 151km로 찍히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환호했고 헤일의 강단 있는 피칭이 이어질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헤일도 “경기장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미국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기존 외인 휠러가 늘어지고 긴 호흡이 요구되는 피칭을 펼쳐 모두의 진을 빼게 한 게 사실이었는데 헤일은 정반대로, 빠르고 강하고 간결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었다. 첫 경기만 봤을 봤을 때는 말 그대로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소위 첫 경기에서만 반짝하는 경우가 그간 야구사에 없지 않은데다 전체적으로 KIA 타선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였다. 엄청난 무더위. 첫 등판하는 헤일의 집중력이 타자보다 더 빛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낯선 투수다. 상대가 아직 헤일이라는 투수에 대해 생소해 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헤일의 첫 등판 결과는 최고의 내용과 결과라는 말로 밖에 설명이 안 됐다. 한화는 헤일로 인해 지난 주말 2연속 끝내기 패배 및 힘겨운 순위싸움, 송광민 등 주축선수들의 말소 소식이 금세 잊혀졌다. 그만큼 임팩트 있었고 한 방이 가득했다.
헤일의 본격적 시험대는 오는 29일 잠실 두산전이 될 전망이다. 공표되진 않았지만 로테이션상 유력하고 한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헤일의 투구 수를 철저히 관리해줬다. 두산이 단독선두이고 전력 면에서 탄탄함을 자랑하기에 상대하는 헤일로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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