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반둥) 이상철 기자] 김학범 감독의 표현대로 ‘가시밭길’이다. 그러나 한국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한국을 만날 상대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에 올랐다. 17일 말레이시아에 패한 ‘반둥 쇼크’로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으나 20일 손흥민의 결승골로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기사회생했다.
2승 1패(승점 6)의 한국은 바레인에 패한 말레이시아(승점 6)와 승점이 같다. 골 득실차는 +6으로 +2의 말레이시아보다 앞선다. 그러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E조 2위로 토너먼트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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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손흥민 골에 힘입어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꺾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에 진출했다. 사진(인도네시아 반둥)=천정환 기자 |
한국은 화려한 공격진을 자랑하며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되나 조별리그까지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전의 내용은 불만족이었다. 파상공세를 벌였으나 키르기스스탄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손흥민의 원더골 이후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잡고도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김학범 감독도 “공격 전개에 어려움이 따랐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의 연결고리가 원활하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1골만 넣은 키르기스스탄전의 슈팅은 26개였다.
3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또 다른 참사를 피했다. 그러나 불완전한 경기력에 기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자칫 더 큰 망신을 사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받고 있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는 예상 밖의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숨을 고를 데가 없다. 16강부터 난적 이란이다. 필드플레이어를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했으나 이란은 주요 고비마다 한국을 괴롭혔던 악연이 있다. 역대 아시안게임 전적에서도 3승 2무 4패로 밀린다.
이란을 넘어도 우즈베키스탄(8강), 베트남(준결승), 북한, 일본(결승)을 차례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험난한 길이다. 2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2014년 인천 대회의 토너먼트 상대는 홍콩(16강), 일본(8강), 태국(준결승), 북한(결승)이었다. 그래도 잠시 숨을 고를 만한 타이밍이 있었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향한 ‘빨간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최대한 힘을 아낄 수 있다면,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어차피 우승을 하려면 만날 수밖에 없는 상대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좀 더 빨리 만날 따름이다. 운이 따라야 하나 실력이 뒷받침돼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
두 달 전 2018 러시아월드컵을 제패한 프랑스도 같은 길을 걸었다. 16강 아르헨티나전, 8강 우루과이전, 준결승 벨기에전, 결승 크로아티아전 등 토너먼트에서 매번 강적을 만났다. 피할 수 없지만 하나씩 격파해갔다. 경기를 치를수록 팀도 완성도를 갖췄다. 한국도 프랑스처럼 될 수 있다. 프랑스의 조별리그 경기력도 찬사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도 한국과 대결에 부담을 느낀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최종전서 F조 1위가 안 되려고 ‘져주기’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토너먼트 첫 판부터 상대를 ‘잘 만난’ 셈이다.
현역 시절 두 차례(1998·2002년) 아시안게임을 경험했던 김은중 코치는 “대회를 앞두고 맞춰가는 과정이라 경기를 치를수록 준비한 부분이 나올 것 같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