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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웃는 SK왕조의 짐승 김강민 “더 오래, 더 잘하고 싶다” [MK인터뷰]

기사입력 2018-09-22 07:26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00홈런에 대한 의미라, 뭐 홈런 100개 쳤다. 그거죠. 근데,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SK와이번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6)이 다소 멋쩍게 웃었다. 지난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김강민은 “예상했던 것(100홈런)은 지난해였는데, 그 동안 너무 못해서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전날(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 교체 출장, 6회 1사 1루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kt투수 김사율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렸다. 시즌 11호 홈런이자, 통산 100호 홈런. 이는 KBO리그 통산 85번째 기록이다.
2001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신인 2차 2라운드로 SK입단한지 18시즌 만에 거둔 기록이다. 김강민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라는 생각만 든다”며 애써 100홈런에 대한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 겸손함을 유지하려는 태도였지만, 그래도 표정은 환했다. 프로 선수로서 이정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경기 전 훈련 중 구슬땀을 흘리는 SK와이번스 베테랑 김강민. 시즌 초반 2군에 머물며 절치부심했던 김강민은 여름 부활에 성공하며 베테랑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경기 전 훈련 중 구슬땀을 흘리는 SK와이번스 베테랑 김강민. 시즌 초반 2군에 머물며 절치부심했던 김강민은 여름 부활에 성공하며 베테랑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사진=옥영화 기자
복잡한 심경일 것이다. 올 시즌 초반 김강민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좌완 투수 김태훈(28)과 함께 스프링캠프 자체 MVP에 선정됐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부임한 첫 해였던 지난 시즌 88경기 타율 0.219 5홈런 18타점에 그친 부진을 씻는 듯 했다. 하지만 김강민은 시범경기에서 7타수1안타로 다시 침묵했고 결국 후배 노수광(28)과 정진기(26)에 주전 자리를 내준 채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심지어 타석에는 한 번도 서보지 못하고 3경기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두 달 반 가량 강화 퓨처스파크에 머무르다, 6월13일 1군에 올라왔다. 물론 6월 한 달 동안은 헤매는 듯 한 모습이었다. 13경기에서 타율 0.194(31타수6안타)로 부진했다. 그렇게 1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김강민은 7월이 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김강민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안 그래도 1군에 올라온 뒤(시즌 초반 2군에 내려갔을 때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과거 슬럼프에 빠지면 ‘그냥 슬럼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 그만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먼저 귀에 들어온다.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부진 탈출의 시작은 ‘인정하기’였다. 김강민은 “내 스스로 인정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코치님들의 조언에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잘 안 맞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퓨처스에서 잘 안 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7월 20경기에서 타율 0.373으로 "짐승에서 가축이 됐다"라는 비아냥을 잠재운 김강민은 다시 SK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21일 현재 타율도 0.288까지 끌어올렸다. 김강민은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가장 힘든 건 오랜만에 1군에 올라와서 다시 적응할 때였다. 초반 잘 맞지도 않았다. 그 때 장점인 수비로 풀었다. 공교롭게도 팀에서 수비적인 문제가 생겼고,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수비를 앞세우니 적응하는데 수월했다. 타격에서도 한 두 개씩 나오면서 매듭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SK는 단독 2위를 질주 중이다. 선두 두산 베어스와는 12경기 차로 다소 차이가 나지만, 2위권이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12년 한국시리즈 이후 인천 홈에서 포스트시즌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SK는 2015년과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를 밟았지만, 와일드카드결정전이라 4위팀 홈에서만 경기를 치렀다.
김강민은 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했던 2007~2012년 왕조 시절의 주축 멤버다. 당시 짐승처럼 외야를 누비는 모습에 짐승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SK는 당시와 비교했을 때 구성원의 변화가 많은 편이다. 팀에서 베테랑으로서 가을야구 구심점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강민은 “내가 1군에 와서 크게 한 것이 없다. 나도 팀의 일원일 뿐으로 후배들과 같이 뛰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다들 알아서 잘 하고 있고, (최)정이나, (나)주환이, 백업이었지만 (김)성현이도 왕조시절 가을야구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고 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가을야구에 대해 후배들에게 따로 조언을 하냐고 묻자 “아직 순위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에 대한 준비는 순위가 어느 정도 결정된 다음에 얘길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반문하며 “각자 마음속으로는 준비를 하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는 숨기지 못했다. 김강민은 “일단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을 보너스 게임이라고 말하지만, 긴장되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컨디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통산 100홈런 같은 개인기록도 소중하지만, 내 목표는 더 오래, 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내가 경기에 나간다는 얘기는 그만큼 기량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다이나믹하고,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우승을 많이 해봤는데 또 우승을 하고 싶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승을 해본 사람들이 더 우승을 하고 싶나보다. 그 동안 우리 팀이 안좋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후배들과 같이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우승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 다음날 몸이 힘든 것 밖에 없다. 기쁨은 하루뿐이

다. 그래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강민
1982년 9월13일생
182cm 85kg(우투우타)
본리초-대구중-경북고
2001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SK와이번스 지명)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금메달)
2010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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