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선동열(55) 야구대표팀 감독이 마침내 ‘오지환 선발’ 논란과 관련해 입을 연다. 그렇지만 늑장 대응에 명분과 실리도 없다. 더욱이 ‘뻔한’ 해명만 한다면 후폭풍은 더 커질 수 있다. 자칫 거짓 해명을 했다가 뒷날 사실이 밝혀질 경우 선동열 감독은 그야말로 구제불능이 될 수 있다.
선 감독은 4일 오후 3시 한국야구위권회(KBO)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9월 3일 귀국한 후 눈과 귀, 입을 닫고 지냈던 선 감독이다. 한 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지만 무수한 비판에 시달렸다. 대회 전 선수 구성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은 데다 실업 선수가 중심이 된 대만에 패하는 등 졸전까지 펼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지환 선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
특히, 아시안게임을 병역 면탈의 기회로 삼았다는 오지환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LG 구단의 입김이 작용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유지현 LG 코치는 야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이기도 하다.
LG가 “청탁은 없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이에 9월 15일 국민권익위위원회에 야구대표팀의 오지환 선발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했다.
파장도 컸다. 운동선수의 병역 면제 혜택과 관련해 비판이 거세져 경찰 야구단 및 축구단이 존폐 위기에 몰렸으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스포츠종합대회의 병역 특례 조항을 손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와 관련해 오는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선 감독은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실무부회장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다. 오지환을 선발한 경위를 소명해야 한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 출석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2020 도쿄 하계 올림픽까지 계약된 선 감독이 자진 사퇴라는 강수를 둘 여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썩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마치 등 떠밀려 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껏 하지 않았던 말이다. 4개월 전 불씨를 남겨두더니 활활 타오를 때까지 방치했다. 아시안게임 직후 한 달간 선 감독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에야 전면에 나선다. 버틴다고 능사가 아니다. 소통하지 않는 국보의 명예는 실추됐고,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어떤 수위로 어떤 범위의 정보까지 고백할지 모르나 지금은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야. 그리고 어떤 말을 할 수 있을 지도 중요하다. 단순히 해명만 하는 자리라면 곤란하다.
냉정히 말해 주워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