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넥센은 31일 SK와 플레이오프 4차전 6회말 1사 1,3루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렇지만 SK의 본헤드 플레이로 3루 주자 서건창은 홈을 밟았다. 승운이 넥센으로 넘어갔다.
누가 봐도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 임병욱의 번트는 멀리 가지 못했다. 포수 허도환이 잡아 서건창을 3루로 몰려고 했지만 유격수 김성현의 3루 커버가 늦었다. 허도환은 3루수 나주환에게 공을 건넸다. 그러나 나주환은 스텝이 꼬여 넘어졌다. 홈에 있던 투수 김택형에게 공을 던졌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스코어는 2-0에서 3-0이 됐다. 뒤이어 김하성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넥센이 4-0으로 달아났다. 힐만 SK 감독은 “6회 수비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게 아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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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다운에 걸린 서건창. 하지만 그는 결정적인 득점을 기록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넥센과 서건창에게 천운이었다. 런다운에 걸린 서건창은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서건창은 “공이 포수 앞에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글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빨리 아웃되는 것보다 실수를 유발하거나 동료들이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도록 상대의 빈틈을 찾으려고 했다. 런다운에서 수비 실수가 나오는 건 매우 확률이 낮은데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회말 샌즈의 홈런 후 추가점이 필요했는데, 그래도 빠른 시간 안에 뽑았다. 만약 추가 득점하지 못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2점을 따면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는 오는 11월 2일 인천에서 결정된다. 넥센은 2014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꿈꾼다.
서건창은 “부담감 싸움이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형들이 부담을 안 가지게 분위기를 잘 조성했다. 이렇게 하던 대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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