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나는 못 해도 본전이었다. 시즌 때도 내일이 없었기 때문에 늘 절박했다.”
두산 베어스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기록하며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린 정수빈, 호투를 펼친 조쉬 린드블럼 등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력을 불어 넣은 백민기(28)의 깜짝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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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전 때 깜짝 선발 출전한 백민기가 투혼을 발휘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보통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잘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살아남을 확률도 적은데다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민기는 “그만큼 절박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백민기는 “내야안타 때는 나도 모르게 플레이를 했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안 했다. 그냥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전했다.
선발 출전 배경에 대해선 “김광현은 리그 최고 좌완 투수니까 나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못 쳐도 나는 본전이니까 편하게 하자고 임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하자 생각했다”며 “선발로 나갈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팀에 좀 보답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백민기는 FA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에 오게 됐다. 하지만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 했다. 선수층이 단단해 경쟁이 심했다. 정규시즌도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는 “시즌 때도 내겐 내일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절박했다. 오늘도 그랬다”고 전했다.
이어 “주장 (오)재원이 형이 ‘어차피 4승해야 끝나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두산다운 야구 하자고 했다. 결과는 하늘만 아니까. 우리만의 야구를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단끼리 그렇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백민기는 8회초 우측 종아리에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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