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컬링 ‘팀킴’ 사령탑이었던 김민정(37) 감독의 직무유기가 4년째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도 태만함을 알고는 있었으나 김 감독이 작정하고 속이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스킵 김은정-리드 김영미-세컨드 김선영-서드 김경애-핍스 김초희) ‘팀킴’은 8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경상북도청과 의성군청에 감독단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전횡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보냈다. 15일에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단은 평창동계올림픽 ‘팀킴’ 사령탑 김민정 감독과 김경두(62) 대한컬링경기연맹 전 부회장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 혼성팀을 지휘한 장반석(36) 감독으로 구성됐다. 김 감독과 장 감독은 부부, 김 전 부회장은 김 감독의 부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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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링 팀킴 사령탑 자격으로 김민정 감독이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스웨덴전을 보는 모습. 사진=천정환 기자 |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은 9일 “선수 보호를 위해 경북컬링협회 및 김민정 감독과 팀킴을 분리 조치하겠다. 당분간 경상북도체육회가 팀킴을 직접 관리한다”라고 밝혔다.
경북컬링협회는 1997년부터 경상북도체육회 정회원으로 가맹되어 있다. 경북체육회는 경상북도컬링협회에 컬링팀 운영을 위임해왔다.
이번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 발표는 경북컬링협회의 팀킴 관리 권한을 박탈하고 경상북도체육회가 직할한다는 얘기다.
오세정 경북컬링협회장은 김경두 전 부회장의 고향 친구다. 김경두 전 부회장이 경상북도컬링협회 수장을 지낸 적도 있다. ‘경북컬링협회=김경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 ‘팀킴’은 “김민정 감독은 2014년부터 훈련에 불참했다”라면서 “외국인 코치가 트레이닝을 주도하는 날에는 가끔 출근하여 통역 역할을 하긴 했으나 사령탑 본연의 역할인 ‘지도’를 하진 않았다”라고 폭로했다.
2016년 ‘팀킴’이 대한컬링경기연맹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서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국가대표팀을 관리하는 대한체육회에까지 김민정 감독의 태만함이 소문난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경북체육회를 통해 ‘근퇴에 문제가 있다’라며 김민정 당시 컬링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고’ 조처했다.
징계를 받자 김민정 감독은 컬링 국가대표팀 훈련일정에 맞춰 출근은 했으나 여전히 외국인 코치 통역 이상의 역할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예외는 있었다. 김민정 감독은 ‘팀킴’이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운동할 때는 모든 컬링 훈련에 참석했다. 대한체육회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팀킴’이 진천국가대표종합훈련원에 머무는 동안 공식 컬링 훈련은 모두 오후로 잡혔다. 나태함이 습관이 된 김민정 감독은 오전 트레이닝에 참석하는
경북컬링훈련원에서 대한체육회 행사나 각종 대회가 열리면 김민정 감독이 출근하는 흔치 않은 광경을 볼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말하면 김민정 감독은 경북컬링훈련원에 외부인이 방문하지 않으면 ‘팀킴’ 훈련과 상관없이 거의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