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와 베테랑 투수 배영수(37)-박정진(42)의 이별과정이 다소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주말 한화는 팀 내 베테랑 투수 배영수와 박정진을 FA로 풀어준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지난 8월30일 배영수-박정진과 거취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은퇴 및 은퇴식을 제안했다. 두 선수는 현역연장 의지를 표명했고 이에 구단은 이들을 풀어주는 결정을 내렸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두 선수는 이제 한화가 아닌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배영수로서는 세 번째 팀, 박정진에게는 두 번째 팀 도전이다.
한화는 FA 계약이 1년 남은 박정진에 대해서는 잔여 2억원 연봉도 조건 없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그가 새로운 둥지를 찾더라도 유효하다. 박정진의 새 팀 찾기에 크게 도움 되는 결정이 분명하다.
↑ 배영수(오른쪽)와 박정진이 한화를 떠나 새 둥지를 찾는다. 사진=MK스포츠 DB |
물론 배영수-박정진 케이스는 특별하다. 이를 나머지 구단에 똑같이 대입하기는 곤란하다. 그렇지만 다른 경우와 달리 팬들이 먼저 나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현상이 인상적이다.
이는 냉정한 현실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투타 중 특히 마운드에서 진일보한 발전이 있었다. 여전히 토종 선발투수는 부족하지만 잠재력 가득한 젊은 자원을 대거 발견했고 불펜 등에서는 아예 영건 대다수가 1군 전력을 차지해버렸다. 김성훈, 박주홍, 서균, 박상원 등 기대주들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포스트시즌 등 중요한 무대에서도 선배들에 눌리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팀은 3위, 11년 만에 가을야구라는 가시적 성과까지 얻어냈다.
당연히 베테랑들의 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한화의 팀 흐름은 이들 영건들에게 서서히 쏠렸던 게 사실. 기여도, 미래, 몸 상태 등 주요부분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은 기대주들을 발견한 구단의 다음 행보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배영수와 박정진 두 선수의 미련 남을 열정 또한 팬들은 이해하는 요소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투수로서 한 역사를 만들었다. 팀 마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으면 이들의 역할론이 힘을 받았겠지만 안타깝게 현실은 정반대였다. 다만 모든 팀들이 한화 같은 상황은 또
잡음 없는 이별에 대해 많은 이들은 태도, 자세, 과정 등을 꼽지만 냉정하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처럼 엄연한 현실이다. 이는 성적과 세부적 지표로 증명된다. 한화는 그 좋은 예를 보여줬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