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호주프로야구(ABL)에 뛰어든 한국인팀 질롱 코리아가 높은 벽이라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질롱 코리아는 2라운드까지 치른 지난 25일 경기까지 1승7패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로 처져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기력이다. 다른 호주팀들의 실력이 한 수 위다. 현지 심판들의 텃세가 더해지는 상황이라고 해도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
시드니와 블루삭스와 개막 4연전을 패하며 시작부터 불안했던 질롱 코리아는 퍼스 히트에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 패하며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24일 퍼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스펜디드 경기)에서는 2-23이라는 대패를 당했다. 이날 선발로 등판했던 이재곤은 5이닝 동안 피홈런 4개 포함 1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7실점(15자책)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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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롱 코리아 구대성 감독. 사진=옥영화 기자 |
구대성 감독은 두 번째 퇴장이었다. 지난 16일 시드니와 경기에서 1회 구심에게 볼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현지 심판들의 판정 텃세에 질롱 코리아는 민감해지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잦은 실책과 투수들이 조기에 붕괴되는 장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라기에 초라할 지경이다.
질롱 코리아는 패자부활과 같은 팀이다. 소속팀 없이 야구 훈련을 하거나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5이닝 17실점을 기록한 이재곤이라던지, 김진우라던지, 장진용, 길나온 등은 모두 프로에서 쓴 맛을 본 선수들이다. 최준석, 우동균, 허건엽 등도 현역 연장을 위해 곧 질롱 코리아에 합류한다.
호주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였는데, 아예 한국 선수들로 꾸린 팀이 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kt위즈에서 뛰었던 고창성이 호주리그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바 있다. 스카우트들도 자주 찾는 리그라는 점에서 연패, 아니 대패가 이어지는 식이라면, 재기는커녕 웃음거리만 될 수 있다.
결국 ABL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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