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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강국` 쿠바, 美MLB와 협약 "쿠바 야구선수, 제3국 망명·인신매매 안 거치고 류현진처럼 MLB진출 가능"

기사입력 2018-12-20 17:41 l 최종수정 2018-12-2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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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쿠바 야생마` 타자 야시엘 푸이그(좌)와 `코리안 몬스터` 투수 류현진(우). 둘의 MLB 입성기는 아주 달랐다. [사진 출처 = LA 다저스]
↑ LA 다저스 `쿠바 야생마` 타자 야시엘 푸이그(좌)와 `코리안 몬스터` 투수 류현진(우). 둘의 MLB 입성기는 아주 달랐다. [사진 출처 = LA 다저스]
LA 다저스 '쿠바 야생마' 타자 야시엘 푸이그(28)와 '코리안 몬스터' 투수 류현진(31)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외국인 선수라는 점에서 똑같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포지션이 다르다는 점인데, 이게 전부는 아니다. MLB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이 극과 극으로 갈렸는데, 류현진은 고국의 축하 박수라는 '꽃길' 속에 입성한 반면 푸이그는 '멕시코 마약폭력조직·인신매매·살해위협'으로 요약되는 눈물어린 어둠의 루트로 가슴 졸이며 들어왔다.
류현진은 한국 출신이고 푸이그는 쿠바 출신이어서 그랬다. '냉전의 시대'이던 1960년대 '공산주의 혁명'에 성공한 쿠바가 못마땅한 미국은 1962년 이른바 '엠바고'로 불리는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마이애미 지척에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복잡해 두 국가 간 이민 규제가 조금씩 변했지만, 지금도 공산주의 국가 쿠바 시민이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푸이그는 멕시코 마약폭력조직 '로스 제타스(Los Zetas)'에게 납치된 후 인신매매인을 거쳐 미국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제 '야구강국' 쿠바 야구 선수들도 류현진처럼 당당하게 MLB에 들어올 길이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MLB 사무국이 "한국·일본처럼 MLB가 쿠바야구연맹(FCB)과 선수 비공개 경쟁입찰을 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간)밝혔다. 쿠바는 일본, 한국, 대만에 이어 메이저리그사무국과 계약을 맺은 4번째 외국 리그가 됐다.
비공개 경쟁입찰이란 '포스팅 시스템'과 같은 말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야구 리그에서 쓰고 있는 제도인데 다른 리그 선수가 옮겨올 때 최고 이적료를 제시한 구단에 우선 입찰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선 류현진 선수가 2013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에 6년간 3600만 달러(약 406억 원) 계약을 하고 입단했다.
이번 협약에 따르면 쿠바 선수의 MLB 이적료는 계약상 전체 보증금의 15~20%, 혹은 마이너리그 협상을 염두에 두고 서명한 보너스 금액의 25%가 될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쿠바는 이미 이와 비슷한 계약을 일본 프로야구리그(NPB)와 한 바 있다.
그동안 쿠바 야구선수들이 MLB에 진출하려면 멕시코같은 제3국으로 망명하거나 쿠바 탈출 난민 형식을 거친 후에 미국으로 들어와야 했다. 하지만 이번 협약에 따르면 6년 이상 경력이 있는 만 25세 이상 쿠바 야구 선수라면 누구든지 MLB 진출 의사를 밝힌 후에 계약·입단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번 협약을 두고 푸이그는 "미래의 쿠바 선수들이 우리 시대가 겪은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무척 행복하다"며 "협약을 이끈 분들이 쿠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MLB도 '가성비' 좋은 유망주들을 들여올 수 있고, 쿠바 FCB는 재정이 부족한 마당에 거액의 이적료를 받아 살림을 꾸릴 수 있어 다같이 행복한 협약이 되는 셈이다.
◆ '쿠바는 폭정 트로이카 중 하나' 날 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MLB 협약 걸림돌
하지만 아직 갈 길도 남았다. 야구와 별로 상관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림돌처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정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쿠바 선수들은 현재 미국 정책에 따라야 한다. 다른 쿠바 시민과 마찬가지로 3국 여행 비자를 받아서 들어오는 형식으로 입국할 수 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고 이날 WP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MLB 측은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년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OFAC)의 동의·허가를 받아 진행한 사항으로 여전히 유효한 허가"라면서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안으로 트럼프 정부와 접촉해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 테러·금융정보국(TFI)에 속한 OFAC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와 대외정책에 위협이 되는 대상에 대해 내린 제재조치를 총괄하는 곳이다. 제재와 관련해 쿠바 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같은 나라의 개인과 단체·기업 등을 관리한다.
사실 MLB와 FCB간 이번 협약은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물밑작업이 이뤄진 결과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5월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33년 만에 삭제했고 두 달 뒤인 7월 1961년 외교단절 이후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 문을 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국가를 염두에 두고 부쩍 반(反)이민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하필 쿠바에 대해서는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를 '폭정의 3인방(troika of tyranny)'으로 규정하면서 지난 11월 추가 경제제재를 시작했다. 앞서 2017년 취임 첫 해 9월에는 아바나 대사관 인력을 60%정도 대폭 줄이고 미국인의 쿠바 개별 여행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주 아바나 대사관이 하던 미국 입국 비자 업무도 무기한 중단하면서 쿠바에 날을 세웠다.
쿠바 출신 뉴욕 양키스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사진 출처 = 뉴욕 양키스]
↑ 쿠바 출신 뉴욕 양키스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사진 출처 = 뉴욕 양키스]
현재 MLB에서 뛰는 유명한 선수 중에는 쿠바 출신이 많다. LA 다저스의 간판 타자인 푸이그 외에 뉴욕 양키스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30),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 호세 아브레유(31), '구리엘 형제'로 알려진 휴스턴 애스트로스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34)과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자 루르데스 구리엘(25) 등이 대표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제3국 망명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선수들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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