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프로축구 톱2로 자리매김한 지도 벌써 10년째다. 둘이 세계를 범위로 하는 연간 시상식을 싹쓸이하다 보니 메시·호날두보다 나은 ‘1년 단위’ 업적을 쌓고도 성과에 걸맞은 상을 받지 못하는 선수도 생겼다.
물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개인 능력이 가장 좋은 2명’을 꼽는다면 메시와 호날두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의 선수’ 혹은 ‘연간 MVP’ 개념의 상은 기량뿐 아니라 실적도 반영하는 것이 옳다.
메시·호날두 10년 독재 기간 개인상 측면에서 제일 큰 손해를 본 선수로는 베슬레이 스네이더르(34·알가라파)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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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호날두 세계축구 2강 시대의 최대 피해자 스네이더르(왼쪽에서 3번째)가 2022 카타르월드컵 개·폐막식 장소 공개행사에 참석하여 기념촬영에 임하는 모습. 사진=스네이더르 공식 SNS |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스네이더르는 “메시 또는 호날두가 아닌 다른 선수(루카 모드리치)가 (11년 만에) 발롱도르를 받은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내가 그 상을 못 받은 것도) 벌써 8년 전이다. 그때 기분은 잊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프로축구 연간 시상식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것은 62년 역사의 ‘발롱도르’다. 그러나 스네이더르는 2010년 발롱도르 TOP3에도 들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네이더르는 2009-10시즌 인터 밀란의 이탈리아 세리에A와 코파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관왕 등극을 주도했다. 네덜란드의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준우승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발롱도르는 격주간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2010~2015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와의 통합으로 국가대표팀 주장/감독 투표가 합산됐다.
현역 선수와 지도자는 아무래도 ‘실력’ 그 자체를 중요시하게 마련이다. 스네이더르는 기자단 투표에선 1위를 하고도 메시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우승국 중원 듀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4·비셀 고베)-사비(38·알사드)에 밀려 2010 발롱도르 전체 득표는 4위에 그쳤다.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크로아티아)는 2018 발롱도르 수상 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량은 물론 메시·호날두가 나보다 낫다”라면서도 “10년 동안 연간 시상식은 ‘누가 한 해 동안 제일 나은 업적을 쌓은 유능한 개인이었는가?’라는 취지에 맞지 않게 주인공이 가려졌다”라고 말했다.
루카 모드리치는 8년 전 스네이더르처럼 ‘챔피언스리그 우승-월드컵 준우승’을 하고 발롱도르, 나아가 FIFA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투표권자들이 메시·호날두의 압도적인 실력에서 벗어나 상 본연의 의미를 10년 만에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2010년 스네이더르 그리고 한 명을 더 거론한다면 2013년 프랑크 리베리(35·프랑스)는 메시·호날두 대신 발롱도르를 받았어야 한다는 위로를 아직도 받는다.
스네이더르와 리베리가 2018년 모드리치의 발롱도르 수상을 보는 심정은 단순히 ‘남다르다’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을 것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