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심석희의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A4 용지에 인쇄된 뻔한 성폭력 근절 방안만 읽고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전광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이기흥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린 곳에 나타났습니다.
이사회에 앞서 미리 준비한 성폭력 근절 방안을 발표하며 세 차례나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습니다.
▶ 인터뷰 : 이기흥 / 대한체육회장
- "자정 기능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회장은 외부 기관에 성폭력 조사를 의뢰하고, 선수촌에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관리관을 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성폭력을 은폐한 회원종목 단체를 퇴출하고 합숙훈련 개선안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일주일 전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이 내놓은 성폭력 근절 대책과 똑같았습니다.
침묵 끝에 새로울 것도 없는 대책을 내놓은 이 회장은 한 시간 정도 열린 이사회 직후 책임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고는 서둘러 떠났습니다.
"회장님, 차 타기 전에 한 말씀만 해주시죠. 이대로 가시면."
체육회는 언론사 취재가 선수들에게 부담된다는 이유로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릴 대표 선수들의 훈련 개시식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MBN뉴스 전광열입니다. [revelg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