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대히트를 친 영화 ‘어벤져스’ 속 “3000만큼 사랑해”라는 대사가 유행이다. 사랑의 척도를 숫자로 매기기 어렵지만 영화 때문인지 이제 3000은 거대하고 위대한 사랑의 결정체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3000만명의 사랑을 받은 프로팀은 어떨까.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중 최초로 누적 3000만 관중을 돌파한 LG 트윈스가 이제 5000만 시대를 바라본다.
LG는 지난 4월21일 잠실 키움전을 통해 누적 3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매년 100만 이상 관중이 모이고 프로야구 관중동원 선두권을 빼놓지 않는 팀인 것을 증명한 의미 있는 기록.
무엇보다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사상 처음 돌파한 3000만 관중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가 됐다. 프로야구만해도 몇몇 대형 인기팀이 있고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에도 인기팀이 존재한다. 단, LG는 매일 경기가 있고 규모가 큰 야구단인 데다 거대한 시장 서울, 여기에 유명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고 이길 때나 질 때(?)나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는 팀 스타일상 항상 꾸준한 관심을 불러모았다.
↑ LG 트윈스가 지난달 국내프로스포츠구단 사상 최초로 누적 3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LG 팬들의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경기가 끝나는 날 잠실, 신천 일대서 LG 유니폼을 입은 팬을 찾기란 매울 쉬운 일이다. 때때로 너무 격정적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수많은 팬들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사상 첫 누적 3000만 관중 돌파라는 역사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8위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마무리한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장, 단장 등이 바뀌었고 일부 코칭스태프가 변하는 등 쇄신을 가했다. 근본적 원인은 성적 때문이다. 단,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간 팀 발목을 잡은 시스템의 전면개조를 꿈꾼다. 야구에 대한 조회가 깊은 데다 지난 스프링캠프부터 구단 안팎을 꼼꼼히 살펴본 이규홍 대표이사 및 잘 때도 유광잠바를 입는다는(?) 차명석 단장 시스템은 일단 시즌 초중반 LG 바람을 일으켰다. 여기에 1년 시행착오를 겪은 류중일 감독 그리고 코칭스태프 전반 그리고 김현수 등 선수단 전체가 올해 제대로 심기일전 하는 분위기다.
이번 시즌 그 기세는 성적으로 나오고 있다. 아직 5월도 지나지 않은 시즌 초반이기에 매우 섣부르지만 3위(13일 기준)라는 성적 외에도 안정적인 마운드 및 정우영, 이우찬 등 날마다 등장하는 새 얼굴, 외인투수 농사 풍작 등이 효과를 준다. 아직 불안한 외인타자, 시즌 후반 체력적 걱정이 변수지만 일단 초반 페이스는 매우 성공적이다.
↑ LG는 올 시즌 초반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수성 중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3000만 시대를 연 LG지만 사실 지난 2010년대 초중반은 일명 암흑기 속 해마다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3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암흑기를 탈출했는데 그 전까지는 관중동원도 시원치 않았다. LG 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그 당시에 구단 직원이 강남역 등 일대에서 팀 홍보활동을 불사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지금 생각하면 홍보가 필요 없이 전 야구 팬이 아는 고유명사지만 당시에는 그만큼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 LG 구단은 그 외에도 마케팅, 홍보활동 강화를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했다. 이는 팀 암흑기 탈출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했고 급기야 3000만 관중 시대의 발판이 됐다.
3000만 누적관중에 시즌 초반 순항하며 새로운 시대를 꿈꾸고 있는 LG. 목표는 3000에서 끝이 아니었다. 차 단장은 “과분하죠”라고 말문을 연 뒤 “너무나 죄송하고 또 과분하다. 더 잘 해야 되겠다는 책임감도 생긴다”고 고개를 숙였다. 차 단장은 “이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3000만 아니라 5000만명 우리 국민만큼 관중이 올 시기가 오지 않겠나. 3000만 관중을 제일 먼저 돌파해 단장으로서 기쁘고 감사하다. 앞으로 5000만 관중 돌파까지 팬 서비스에 매진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94년부터 현재까지 26년째 LG에 머물며 선수로서 또 지도자로서 대표 LG맨으로 거듭난 유지현 수석코치 역시 “아마추어 때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LG에 오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26년간 한 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힘들었던 시기에도 꾸준하게 변함없이 사랑을 주신 것에 대해 보답하고 싶다
팀 성적에 울고 웃지만 오랜 시간 소리 없이 팀과 함께하며 3000만명에 일조한 프런트 일동도 보다 큰 미래를 다짐했다. 김광환 홍보팀장은 “더 많은 팬들이 방문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고 신현철 마케팅팀장 역시 “다양한 소통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