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포기하지 않는다.”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바뀐 KIA타이거즈가 첫날부터 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며,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KIA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2로 승리, 기나긴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리로 KIA는 14승(1무15패)째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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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타이거즈가 박흥식 감독대행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길고 긴 6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그러나 이날은 확 달라져 있었다. 경기 전 훈련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가 시작하고 나서 플레이할 때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선발로 등판한 제이콥 터너는 6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라고 하기엔 180도 달라져 있었다. 1회부터 한화 타선을 삼진과 범타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결국 터너의 호투에 KIA타선이 오랜만에 반응했다. 5회초 선두타자 한승택이 한화 선발 채드벨의 초구를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시켰고, 계속된 찬스에서 안치홍의 적시 2루타로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5회말 수비에서 2사 1,2루 때 중견수 이창진이 평범한 플라이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해 2-2 동점이 됐다. 터너의 이전 투구를 떠올리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자멸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터너는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자 KIA타선이 다시 6회초 집중력을 발휘했다. 1사 후 황대인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대주자 박준태를 내세우고, 이인행 타석에 대타 김선빈이 나섰다. 김선빈이 평범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선제 홈런의 주인공 한승택의 안타로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날 1군에 콜업된 최원준이 좌전 적시타로 박준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의 결승점을 뽑는 순간이었다.
터너가 7회까지 역투를 펼치며 한화 타선을 막은 KIA는 7회초 선두타자 박찬호가 안타와 도루로 2루까지 파고 들었고, 안치홍의 깨끗한 적시타로 4-2로 달아났다. 8회초에는 1사 후 한승택의 볼넷, 최원준의 안타와 상대 투수 폭투로 만든 1사 2,3루에서 실책을 저지른 이창진의 희생플라이로 1점 더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까지 2실점(비자책)으로 역투를 펼친 터너에 이어 8회 전상현, 9회는 문경찬이 나와 팀 승리를 지켰다. 오랜만에 필승조가 가동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은 박흥식 감독대행은 경기 전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고, 포기할 수 없다. 선수들 모두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 선수들은 분명 박 대행체제에서 눈빛과 분위기가 달라져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