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32)이 다시 한 번 호투를 보여줬다. 결국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하는 것이 통했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 2/3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1.48로 낮추며 시즌 8승째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 33개, 투심 패스트볼 11개, 체인지업 33개, 커터 15개, 커브 14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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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을 포심 패스트볼과 같은 비중으로 던졌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커터도 우타자 기준 몸쪽을 파고들며 헛스윙과 범타 유도에 사용됐고, 투심 패스트볼도 세 차례나 땅볼을 유도했다. 커브는 초구에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활용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공은 체인지업이었다. 33개 중 8개가 헛스윙이었고 범타를 유도한 공도 6개였다. 뜬공이면 뜬공, 땅볼이면 땅볼을 유도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도 헛되이 소모되지 않았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유도한 뒤 몸쪽 승부를 벌여 아웃을 시키기도 했다. 좌타자에게 과감하게 몸쪽 체인지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류현진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 모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체인지업을 호투의 비결로 지목했다.
류현진은 "오늘 다른 구종보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거 같다. 그 공이 자신 있었고 제구도 잘됐다. 어느 상황에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다. 요즘 컨디션도 좋고 (제구가) 잘되다 보니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와 볼로 갈 때 제구가 오늘이 가장 좋았던 거 같다"며 이날 체인지업을 시즌 최고 폼으로 꼽았다.
로버츠 감독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주무기에 대해 얘기할 때, 상대 타자들이 어떤 주무기로 상대할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공으로 원하는 대로 헛스윙을 유도하면 그것을 엘리트급 투구라고 부른다"며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엘리트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체인지업에 대한 감각은 정말 좋아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필요할 때 낮은 코스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다. 정말 돋보인다. 지금까지 많이 봐왔지만, 그는 체인지업에 대한 감각이 좋은 선수다. 오늘이 최고의 체인지업이라고 말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높이 평가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