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이날 선발 투수가 류현진이 아닌 마에다 켄타였다면, 2019년이 아니라 2017년이었다면, 류현진은 6회까지 던질 수 있었을까?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 107개. 평균자책점은 1.27이 됐다.
3실점은 시즌 최다 실점이다. 보통의 선발 투수의 기록이라고 하면 잘했다고 칭찬받을 만한데,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선수의 기준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기록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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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 벤치는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고, 이에 응답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류현진의 투구 수가 늘어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불펜에 워밍업을 지시했다. 크리스 2사 1, 3루에서 크리스 아이아네타를 상대할 때였다.
하위 타선도 막지 못하고 상위 타선으로 넘어가면 그를 내릴 계획이었을 터. 그러나 류현진은 아이아네타를 잡으며 3회를 마무리했고, 불펜도 다시 조용해졌다. 이후 107개의 공을 던지며 6회까지 던졌다.
벤치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중심 타선과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고전했음에도 5회 세 번째 대결을 허용했다. 5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고 5회말 투수 타석이 돌아왔지만, 교체없이 6회까지 밀고 나갔다.
다저스는 최근 두 차례 불펜 게임을 하며 불펜의 투구량이 많았다. 접전 상황에서도 믿지 못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불펜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도 선발 류현진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류현진은 결국 이 신뢰에 보답했다. 4회부터 6회까지 피안타 2개만 산발로 허용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최소한 그는 자신의 역할을 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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