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안준철 기자
“한화와 경기에서 은퇴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7월에 은퇴하게 됐다. (김)태균이라도 한 번 안고 가려 했다.”
타이거즈맨으로 남은 이범호(38·KIA타이거즈)는 친정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범호가 언급했던, 10년 전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이뤘던 김태균(37)도 이날 절친한 선배 이범호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범호는 13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6번 3루수로 출전해 5회말까지 세 타석을 소화한 뒤 6회초 수비에서 박찬호와 교체돼 20년 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5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이범호 앞에 극적인 만루찬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인 이범호의 마지막 타석이 만루라는 점에서 챔피언스필드도 들썩였지만, 아쉽게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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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9 프로야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이범호가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서 한화 김태균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
이날 경기 전 은퇴행사에도 김태균은 특별히 제작한 액자를 이범호에게 선물했다. 이범호와 한화 시절 함께한 액자다. 액자에는 ‘BEST OF LUCK YOUR FUTURE’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범호도 은퇴 전에 김태균을 안고 가려 한다고 말한대로 김태균과 진한 포옹을 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태균도 “내가 스무살 때, (이)범호형이 스물한살 때부터 힘들었던 일도 잘 헤쳐나가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던 사이다. 형이 많이 챙겨줬던 기억이 있다”며 “은퇴를 한다고 했을 때 아직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는데 본인이 결정한 것이니 지지하고, 존중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자에 나온 장면을 떠올렸다. 김태균은 “범호형은 찬스에서 믿음직한 타자였다. 내가 4번, 범호형이 5번으로 많이 경기를 했는데, 내가 찬스를 살리지 못해도 뒤에서 범호형이 해결해주는 일이 많았다. 아마 둘의 시너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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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9 프로야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이범호가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서 한화 김태균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
이제 이범호는 지도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김태균도 이범호의 새로운 미래를 응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