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피프틴(15승).”
28일 KBO리그 첫 시즌 10승 투수가 된 케이시 켈리(LG)를 향해 최일언 LG 투수코치가 영어로 짧게 외쳤다.
1차 목표였던 10승을 달성했으니 2차 목표로 15승도 해내라는 뜻이었다. 최 코치의 주문에 켈리는 15승도 맡겨만 달라는 듯 큰 소리로 “예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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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케이시 켈리(왼쪽)는 28일 프로야구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시즌 10승째를 기록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켈리는 이날 수원 kt전에서 6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으나 탈삼진 8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막았다. 위기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켈리가 대량 실점을 피하자 LG는 6회 박용택의 2점 홈런과 9회 김현수 2타점 적시타 및 채은성의 만루 홈런으로 10-1 대승을 거뒀다.
승리투수 켈리는 시즌 10승째(9패)를 기록했다. 27일 10승을 한 타일러 윌슨과 함께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LG 외인 투수 듀오가 동반 10승을 기록한 건 2011년(리즈·주키치)과 2015년(루카스·소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켈리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번의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났는데 사실 운이 좋았다. 그래도 후반기 첫 경기에 피칭 리듬이 좋았던 게 만족스럽다. 최근 커브가 효과를 봐서 비율을 늘리고 있다(101구 중 34개로 최다)”라고 말했다.
켈리에게 10승은 의미가 있다. 그가 LG와 계약하며 한국행을 택했을 때 설정한 첫 번째 목표가 10승이었다. 연착륙이다.
켈리는 “오늘 야수의 공격과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아 10승이 가능했다. 5회 실점 후 1점차 상황서 터진 6회 박용택의 2점 홈런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자책했다. 그는 “6회 너무 많은 공(22개)를 던져 한 이닝을 더 던지지 못했다. 7회까지 등판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라고 푸념했다.
LG는 4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켈리도 10경기 정도를 등판할 전망이다. 7월에만 3승을 올린 페이스를 고려하면, 5승 추가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LG의 15승 투수는 까마득히 먼 이야기다. 2001년 신윤호(15승)가 마지막
1차 목표를 달성한 켈리는 2차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팀 승리에 발판을 만들겠다”는 게 켈리의 포부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최 코치와 약속도 지킬 수 있을 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