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또 한 번 지구 선두 팀을 상대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 4 1/3이닝 9피안타 3피홈런 1볼넷 7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입장에서 잃은 것이 너무 많은 경기였다. 지금까지 힘들게 지켜왔던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졌다(2.00). 홈 무패 행진도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을 상대로 또 한 번 장타를 무더기로 허용하며 안좋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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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이번 시즌 홈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그리고 4회까지는 이것이 잘 통했다. 패스트볼도 구속이 93마일까지 찍을 정도로 힘이 좋았다. 커터는 우타자 기준 몸쪽을 파고드는 공이 좋았다. 이날 5개의 헛스윙을 유도한 비결이다.
투구 수가 조금 많았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 3회 피홈런 2개를 내줬지만,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피해가 적었다. 4회까지 77개 공이었기에 5회를 잘 넘긴다면 6회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기대는 5회초 상대 타선과 세 번째 대결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결정적인 두 개의 실투가 문제였다.
먼저 첫 타자 DJ 르메이유를 상대로 초구 84마일 슬라이더를 한 가운데로 던지는 실수를 범했다. 르메이유는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이를 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상위 타선과 세 번째 대결에서 너무 쉽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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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고리우스에게 허용한 만루포는 너무 한가운데로 던진 공이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운도 따르지 않았다. 글레이버 토레스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했지만, 타구가 너무 느려 병살로 연결하거나 선행 주자를 잡지 못했다.
개리 산체스를 고의사구로 보낸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벤치 입장에서는 좌타자인 디디 그레고리우스와의 승부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경기 그레고리우스를 상대로 2루 땅볼(실책으로 연결됐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괜찮은 승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상대로 초구에 한가운데로 가는 패스트볼을 던지고 말았다. 그레고리우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투였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들어 처음으로 2경기 연속 4실점 이상 허용했다. 포스트시즌을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상적인 타이밍은 아니다. 이 상황을 그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