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은 21일 KIA를 꺾고 연승을 4경기로 늘렸다. 위기가 없지 않았다. 8회초 오재일(33)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두산의 낙승도 없었다.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7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1자책)은 5-1의 8회초 1번타자 최정용과 2번타자 박찬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KIA 중심타선이 장타를 날릴 경우, 흐름이 묘하게 바뀔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을 넘겨받은 윤명준은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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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일(왼쪽)은 21일 잠실 KIA전에서 8회초 결정적인 호수비를 펼쳐 두산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4연승으로 선두 SK를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용찬은 “무사 1, 2루 위기에서 (윤)명준이가 부담이 컸을 텐데 잘 막아줬다. 잘했으니까 박수를 쳤다”라며 고마워했다. 그 박수는 1루수 오재일에게도 보내는 것이었다.
내야 땅볼 2개는 모두 오재일이 ‘안전하게’ 처리했다. 특히 1사 2, 3루에서 파울 라인 안으로 날아가는 프레스턴 터커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다. 재빠르게 일어나 직접 1루를 밟았다.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하는 ‘슈퍼 세이브’였다. 두산은 2실점과 함께 1사 2루로 계속 궁지에 몰릴 수 있던 상황을 피하며 승기를 잡았다.
오재일은 경기 종료 후 “(8회초) 내가 막아야 이길 수 있는 만큼 집중했다. 나한테 공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건 아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무조건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수비만 잘한 게 아니다. 오재일은 5번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3-1의 5회말 무사 2루에서 친 행운의 안타는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이 최근 4연승을 달리는데 오재일의 활약이 컸다. 오재일은 19일 SK와 더블헤더 1차전 이후 4경기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오재일은 “특별히 나 때문에 팀이 4연승을 한 건 아니다”라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기복이 있다. 남은 7경기까지 꾸준하게 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선두 SK와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22일 경기 결과에 따라 두산이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1위 두산은 5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오재일은 “1경기 차를 뒤집는 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SK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1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오늘 1경기도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렇게 뭉친 게 연승으로 이어졌다. (SK를) 너무 신경 쓰면 부담감이 생겨 잘 안 될 수
최종 순위는 끝까지 열심히 달린 후 확인하면 된다. 오재일은 “현재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다들 (온몸이 아파) 힘들어도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