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키움이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장르는 ‘대역전’이다. 최우수선수(MVP)는 서건창(30)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주연이었다고 공을 돌린 MVP다.
키움은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4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6회말 찬스에서 1점밖에 뽑지 못한 키움은 7회초 유강남에게 홈런을 허용해 1-4로 뒤졌다. 패색이 짙었으나 박병호가 8회말 2점 홈런을 터뜨리더니 서건창이 9회말 2사 3루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 서건창(키움)이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기세가 오른 키움은 10회말 1사 2루에서 진해수의 견제 실책 뒤 주효상의 끝내기 땅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땅볼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MVP를 수상한 서건창은 경기 후 “사실 굉장히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합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누구 한 명이 잘한 게 아니다. 모두가 잘했다. 팀이 하나가 돼 이긴 것 같아 의미가 크다. 기분도 더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볼카운트 2B 1S에서 고우석의 154km 속구를 통타했다. 이틀 연속 리그 세이브 2위 투수를 무너뜨린 순간이었다.
서건창은 “고우석은 구위가 좋은 투수다. 내가 밀리면 진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라며 “타석에 서기 전 (박)병호형이 높은 공을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그 부분을 신경 썼다”라고 전했다.
박병호는 6일 1차전에서 9회말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높은 154km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서건창은 이에 대해 “병호형은 힘이 좋으니까 (높은 공을 쳐서 홈런이) 가능한 거고 나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키움은 1승만 추가하면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시리즈다. 최대한 빨리 끝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
서건창은 “지난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를 집중적으로 봤다. 워낙 좋은 공을 던져 다득점은 힘들다고 본다. 작은 신수를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드느냐의 차이다. 이번 시리즈는 그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