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볼만 해야 더 보지.”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 7회말 김규민의 적시타로 스코어는 10-1로 벌어졌다. SK 유니폼을 입은 관중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떠났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SK는 무기력했다. 5회말 불펜이 붕괴한 데다 6·7회초 득점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 뒤집기는 지나친 요구이자 헛된 희망이었다. SK는 투지도 잃었다. ‘가장 중요한’ 분위기 싸움에서도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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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는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며 탈락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인천에서 1·2차전 승리를 모두 내준 SK는 배수의 진을 쳤다. 한 번 해봤던 기적을 꿈꿨다. 2009년 두산을 상대로 2패 후 3승을 거둔 적이 있다.
SK 선수들은 “(3·4차전을 이겨서) 다시 인천에서 플레이오프 경기(5차전)를 치르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러나 산산조각이 됐다.
1·2차전보다 더 처참했다. 팽팽한 흐름은 딱 3회초까지였다. SK가 1회초 2사 만루와 3회초 2사 2, 3루 기회를 놓친 후 승부의 추는 키움으로 기울었다. SK 선발투수 헨리 소사(3이닝 4실점)는 3회말 2사 1, 2루에서 이정후와 박병호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며 크게 흔들렸다.
정규시즌 2위 팀은 3점 차를 뒤집을 만한 힘이 없었다. SK 선수들은 쫓겼다. 경기 내용이 좋을 리 없다.
4회말 소사가 강판했으며 김태훈, 정영일은 키움의 추가 득점을 막지 못했다. 2차전에 이어 하위 타선에 또 당했다. 6번 송성문과 8번 김규민이 맹타를 휘둘렀다. 2루수 정현은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까지 제공했다.
SK는 키움보다 나은 게 없었다. 이런 경기력으로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키움은 SK와 다르게 허리마저 튼튼했다.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4⅔이닝 6탈삼진 1실점)가 5회초 피안타 3개로 실점하자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에도 불펜을 빠르게 운용했다.
허리 싸움은 비교 불가였다. 안우진(5회초), 김성민(6회초), 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그리고 SK의 플레이오프 승률 100%도 깨졌다. 12년 만에 플레이오프 3패 팀의 불명예도 안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