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함덕주(24·두산)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불펜의 핵으로 키움의 기세를 꺾으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를 견인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함덕주는 쑥스러워했다.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잘 모르겠다. 사실 난 별로 한 것이 없다. 등판 지시를 받으면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공을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1·2차전에서 ‘8회’를 담당했다. 키움이 6회 대량 득점으로 오름세를 타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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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덕주는 올해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두산의 오름세를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키움 타선은 함덕주를 만나면서 냉각됐다. 함덕주는 2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각각 11개와 10개로 깔끔한 내용이었다.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었다. 정규시즌보다 더 좋아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는 게 함덕주의 이야기다.
두산은 곧바로 타선이 폭발하며 9회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함덕주는 “동점 아니 1점 차로 뒤져도 불펜이 추가 실점하지 않는다면 역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번에도 그 느낌대로 우리가 이겼다. 늘 이길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밝혔다.
두산 불펜은 1차전에서 6·7회 5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키움보다 불펜이 열세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함덕주는 이에 대해 “키움 불펜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워낙 좋았다. 반면, 우리는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려야 해 보여준 게 없었다. 우리 불펜이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험이나 컨트롤을 우리가 앞선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3승을 거두면서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겨뒀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정상 도전이다.
좋은 예감이 든다는 함덕주다. 그는 “2017년(1승 4패)과 2018년(2승 4패)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 팀 분위기도 좋고 자신감도 든다”라며 “우리가 분명 유리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누구도 들뜨지 않는다. 즐기는 건 경기가 끝난 뒤다. 평소처럼 하던 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 최대한 빨리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싶다”라고 밝혔다.
우승 확정 경기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건 큰 영광이다. 2017년에는 양현종(KIA), 2018년에는 김광현(SK)이 마지막 투수로 나섰다. 함덕주는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그는 우
함덕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런 상상을 했는데 안 이뤄졌다. 이제는 아니다. 안 하고 싶다. 그냥 빨리 나가 던지기만 하겠다. (이)형범이 형이나 다른 선배들이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